[정철우의 새털 베이스볼]야구가 늘 쿨하고 긍정적인 남자 이병규

by정철우 기자
2015.08.08 17:33:48

사진=LG 트윈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

‘적토마’ LG 이병규(41) 선수는 제게 ‘가장 쿨하고 긍정적인선수’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복잡하고 계산된 행동 보다 단순하고 굵은 모습들을 보여줘 왔습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그 생각 그대로 밀어붙이는 것이 그의 일관된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야구를 참 좋아하는 선수로도 제 가슴 속에 남아 있습니다.

그가 일본에 갔을 때 일 입니다. 기자들이 인터뷰하기 어려워졌다는 말이 들려왔습니다. 해외파가 됐다고 거들먹거린다는 부정적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걱정이 됐지만 이병규 선수는 끝까지 같은 자세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온 뒤 그는 이전과 똑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야구에 방해가 되지 않는 한 많은 이야기를 해주는 친절한(?) 야구 선수였습니다. 근데 일본에선 왜 그랬던 걸까요?



그의 답은 간단했습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는 일본 프로야구 선수가 됐으니 일본의 방식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했던 것 처럼 하면 일본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인데…. 본인에게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면서도 그는 자신이 믿는대로 행동에 옮겼습니다. 참 쿨하죠.

그가 정말 야구를 좋아한다고, 또 정말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느낀 건 일본에서의 2군 생활을 추억할 때였습니다. 한국에서는 거의 해본 적 없는 2군에서의 시간. 이병규 선수는 이 시간마저 참 소중하게 여기고 있더군요. “일본에 건너 와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도 내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빨리 1군에 올라가려 최선을 다했지만 2군에서의 시간이 괴롭지만은 않았다. 거기에서도 배울 것이 참 많았다. 그 시간이 이후 야구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지금 이병규 선수는 입지가 그리 넓지 못합니다. 팀 성적이 바닥으로 떨어 진 LG는 변화를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2년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이병규 선수에겐 힘든 시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의 선택이 무엇이건 이전처럼 쿨하고 긍정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야구로 행복했던 선수인 만큼 야구로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