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이른 군입대? 어린티 빨리 벗고 싶어"(인터뷰)

by장서윤 기자
2010.12.31 15:06:15

▲ 김혜성

[이데일리 SPN 장서윤 기자] "다섯 달 동안 배우가 아니라 실제 운동선수가 된 기분이었죠"(웃음)

야구 영화 '글러브'(감독 강우석)로 관객들과 만날 채비를 마친 배우 김혜성은 차분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좀더 성숙해진 분위기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청각장애 고교 야구부의 승리를 향한 고군분투기를 그린 영화 '글러브'가 그에게 내적·외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서일까.

그는 "지금까지 촬영한 작품 중 가장 힘들었던 경험"이라고 털어놓으면서도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자 반짝 눈을 빛낸다.

작품에서 김혜성은 청각장애 고교 야구부의 주장이자 포수로 강한 카리스마를 보이는 인물로 분했다.

기존의 '꽃미남' 이미지를 벗고 강한 남성미를 풍기는 인물에 새롭게 도전한 것. 특히나 주장 역할이라 스크린 안팎에서 리더십을 많이 요하는 부분도 새로웠다.

"영화에서도 그렇고 실제 야구부원 역할을 맡은 친구들 중에서도 제가 나이가 많은 편이라 주장 노릇을 해야 했어요"라는 그는 "때로 싫은 소리도 해야 했는데 잘 따라 준 배우들이 고맙죠"란다.

야구 영화인 만큼 훈련 강도도 셌고 촬영 과정도 녹록지는 않았다.

김혜성은 "야구팀 역의 한 배우는 인대에 이어 어깨 근육이 찢어져 별명이 '종이인간'이었을 정도"라며 "나도 작은 부상은 늘 있었지만 장염에 한번 걸렸던 것 빼고는 크게 힘들었던 점은 없다"라며 웃음지었다.



▲ 김혜성
실제 청각장애인 학생들과 함께 지낸 경험은 그에게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었다.

"수화를 배우고 실제 학생들의 분위기를 이해하기 위해 청각장애인 학생들과 일주일간 함께 합숙을 했는데 듣지 못해 수화로 모든 표현을 하는 이들의 섬세한 감성을 이해하게 됐다"라며 "끝나고 올땐 뭉클한 마음이 들어 눈물이 나려 하더라"라고 전했다.

정재영, 유선 등 선배 배우들과 친해진 것도 영화 촬영의 적지 않은 성과다.

"촬영이 없는 날에도 매일같이 나와 운동하고 함께 다니니 나중에는 진짜 친형, 누나처럼 가족같아지더라"라는 것.

내년 초에는 군입대를 예정하고 있는 그는 '글러브'가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욱 많은 힘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고.

새해면 만 스물 셋. 일반적으로 남자 배우들이 서른 가까운 나이에 군대에 가는 관행을 미뤄볼 때 매우 일찍 가는 편이다.

이에 대해 김혜성은 "군대에 빨리 다녀와서 외적으로 어린 이미지를 많이 벗고 싶다"라며 "2년 후쯤 내가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있을지 스스로가 궁금하다"라며 웃음지었다.

또, "신체검사에서 1급을 받아 주위 동료들이 모두 기립박수를 쳐 주는데 기분이 무척 좋더라"라며 에피소드를 귀띔하기도 했다.

그는 "군대에 다녀와서는 더 많이 성숙해지고 열린 배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설렘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