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연 "베이글녀 뜻도 몰랐어요."(인터뷰)
by김영환 기자
2011.02.28 14:16:34
[이데일리 SPN 김영환 기자] 배우 김수연은 데뷔작이 한창 방영 중인 파릇파릇한 신예다. 그래서일까, 김수연과의 인터뷰는 다소 생소했다.
김수연은 대화 내내 연신 생글거리는 얼굴로 "지금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신기하다"고 설레여했다.
김수연은 데뷔작인 MBC 에브리원의 시트콤 `레알 스쿨`에서 단숨에 주연을 꿰찬 행운을 누렸다. `레알 스쿨` 제작발표회에서도 단연 주목을 받았다. 제작발표회 당시 분홍색 원피스로 멋을 낸 김수연은 각종 포털을 장식하며 `베이글녀` 반열에 올랐다.
"제작발표회를 마치고 사람들이 ``베이글녀`가 됐다`고 했을 때는 무슨 말인지 몰랐어요. 스마트폰으로 검색해서 보여주는데 제 사진이 포털 사이트에 올려져 있더라고요. 저는 지금 일어나는 일이 맞나 싶었죠. 사람들이 저 놀리려고 장난치는 건 줄 알았어요. 심지어 `베이글녀` 뜻도 몰랐으니까요."
`베이글녀`는 베이비 페이스(아기 얼굴)와 글래머러스(glamorous 매혹적인)의 합성어다. 아기처럼 보이는 얼굴이지만 육감적인 몸매를 지닌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런데 그건…(웃음). 사진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거에요. 무엇보다 무척 민망하더라고요. 저는 `베이글녀`라고 해서 베이글을 먹는 여자를 말하는 줄 알았어요."
손사래를 치며 엉뚱하게 말을 돌리는 모습에서 역시 풋풋함이 느껴졌다. 김수연은 올해 스물 셋의 대학생이다.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서 연기 실력을 갈고 닦다 마침내 반대하는 부모님을 설득하고 연기의 길에 나섰다.
"그간 부모님이 연예계로 들어서는 것을 엄청 반대하셨어요. 대학교 3학년 때까지 어리다고 안된다고 하셨거든요. 4학년이 되니 일을 해야 하는데 방송 일을 하고 싶다고 하니 그제서야 허락하시더라고요. 원래 친분이 있던 회사 실장님께 말씀을 드리고 일을 시작하게 된 거죠."
그렇게 해서 몇 번의 오디션을 거쳐 `레알 스쿨`에 캐스팅이 됐다. 김수연은 앞선 오디션에서 남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판단, `레알 스쿨` 오디션에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
"밝게 보이려고 일부러 목소리 톤도 높이고 원피스에 힐을 신고 힙합 댄스도 추고 그랬어요. 그런 모습이 마침 `레알 스쿨`의 수연과 비슷했던가 봐요. 밉지 않게 보신 거 같아요."
김수연이 `레알 스쿨`에서 맡은 역할은 자신의 이름과 같은 김수연 역이다. 영부인이 되겠다고 큰소리치지만 막상 속은 텅텅 빈 허당 캐릭터. 주변 인물에 직언도 쉽게 해 손가락질 받지만 김수연은 한편으론 순수하고 맑은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부각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뉴논스톱`의 한예슬 선배님의 모습이 겹쳤어요. PD님께 여쭤봤더니 맞다고 하시더라고요. 까탈스럽지만 밉지 않게 표현해야 한다고요. 처음에는 욕심이 많아서 과장해서 연기를 했어요. 그런데 모니터를 해보니 정말 짜증을 내고 있더라고요.(웃음) 제 짜증을 받아주는 (홍)윤화가 옆에서 많이 수위 조절을 해줬죠."
김수연은 데뷔 전 한 쇼핑몰의 피팅 모델로도 유명세를 탔다. 이 때부터 `베이글녀`의 자질을 감추고 있었던 셈.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던 일인데 2008년 한 포털사이트에 사진 모음이 올려지면서 많이 퍼졌어요. 옷과 사진을 좋아해 시작했던 일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덕분에 포즈 잡는 연습을 많이 한 것 같아요."
그러나 김수연은 이 때 일을 계기로 외부에 자신을 노출 시키는 일을 자제했다. 악플들에 상처를 받았고 자신을 알아내고자 하는 사람들의 관심이 두려웠다.
"예쁘다고 해주신 분들도 많지만 심한 악플도 많았어요. 미니홈피도 비공개로 해놓고 저를 알리지 않으려고 노력했죠. 마침 김수연이 제 본명인데 이름을 아셔도 워낙 흔한 이름이라 제 흔적을 못 찾으시더라고요.(웃음) 지금도 기회가 된다면 이 일은 계속하고 싶어요."
아울러 연기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이제 막 연기에 발걸음을 뗀 이 배우는 올해 목표를 무조건 많은 일을 하는 것으로 잡았다.
"가리지 않고 이 일 저 일 다 했으면 좋겠어요.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은 역할을 하면서 연기 공부를 하고 싶은 거죠. 일단 곧 단편영화를 찍을 예정인데 시트콤과는 달리 섬세한 연기를 해야 해요. 작은 동작 하나까지도 관객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에 바짝 긴장하고 있어요."
(사진=김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