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in] 간판 K리거, J리그행 러시 과연 현실화할까

by김삼우 기자
2008.12.17 18:45:57

감바 오사카, 조재진 영입에 30억 제시

▲ 조재진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일본 J 리그 감바 오사카가 거액의 연봉을 앞세워 조재진(27.전북 현대)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7일 전북에 따르면 감바 오사카는 조재진 영입 의사를 밝히는 공문을 보내면서 계약 기간 2년에 몸값 2억엔을 제시했다. 전북은 적절한 이적료만 지급하면 이적을 막을 뜻이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조재진의 J 리그행은 이변이 없는 한 이뤄질 전망이다.

조재진의 행보는 요즘 K리그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시즌을 마치자마자 제기된 '정상급 K 리거들의 J리그 진출 러시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화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는 까닭이다. 실제 감바 오사카는 조재진과 함께 울산 현대의 주전 수비수 박동혁에 대한 이적 동의서 발급에 협조를 구하는 공문을 구단에 전달했다. 같이 데려가겠다는 뜻이다.

또 최근에는 J리그의 오미야 아르디자가 장외룡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영입한 것을 비롯, ‘통곡의 벽’으로 불리는 수원 삼성의 수비수 마토와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수원의 이정수와 조원희는 각각 제프 이치하라와 빗셀 고베, 울산의 이상호는 교토상가 FC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등 J리그행 가능성이 거론되는 선수만 해도 10명을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리그 팬들이 논란을 벌일만한 상황이다.

이처럼 K 리거들의 J리그 진출설이 부쩍 많아진 이유는 J리그 구단들이 내년부터 도입되는 아시아 쿼터제(각 구단별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 3명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적 선수를 추가 영입할 수 있는 규정)를 적극 활용, 정상급 K 리거 영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엔고 현상이 바탕이 되고 있다. 조재진에게 제시된 2억엔은 불과 몇 개월전만 해도 한화 20억원 수준이었지만 요즘은 한화로 약 30억원 선이다. 경제 한파로 현재 구단에서 연봉 동결, 또는 삭감을 예감하고 있는 선수들로선 혹할만한 변화다.

하지만 프로축구연맹은 실제 스타급 선수들이 J리그로 대거 둥지를 옮기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J리그의 관심이 높은 것도 사실이고, 환율 때문에 선수들이 유혹을 받기 쉬운 것도 맞지만 현실은 또 다르다는 것이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J리그 구단들 또한 K리그 못지않게 경제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며 “J리그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구단으로 꼽히는 우라와 레즈도 누적 적자가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쉽게 돈을 쓸수 있는 상황이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J리그 18개 구단 가운데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3명)를 꽉 채운 구단은 13개 구단에 그쳤고 내년 시즌 ‘아시아쿼터제’가 도입된다 해도 이를 적극 활용하는 구단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물론 연맹 관계자의 말에는 ‘간판 선수들이 대거 J리그로 떠나 K리그가 위축되는 사태가 일어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도 담겨 있는 것으로 읽을 수 있다.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