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워크·개성 다 잡아라"… 캣츠아이, 글로벌 오디션 생존 비결은?
by윤기백 기자
2024.09.08 13:22:04
넷플릭스 다큐 '팝스타 아카데미:캣츠아이'
6000대 1 뚫고 데뷔한 캣츠아이 집중조명
강인한 내면·팬심 사로잡는 소통역량 중요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2년여의 트레이닝과 오디션까지 무려 ‘6000대 1’의 경쟁을 뚫고 데뷔한 캣츠아이 멤버 6인은 어떻게 바늘구멍 같은 오디션을 통과해 글로벌 걸그룹으로 데뷔할 수 있었을까.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팝스타 아카데미: 캣츠아이’(Pop Star Academy: KATSEYE)를 유심히 보다보면 오디션 생존법 3가지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바로 팀을 빛내며 동시에 자신의 개성도 뽐내는 ‘따로 또 같이’의 자세, 경쟁을 즐기고 견뎌내는 ‘강인한 내면’, 팬심을 사로잡는 ‘소통 역량’이다.
하이브 X 게펜 레코드 T&D 센터 보컬 트레이너인 게이브(Gabe)는 월말 평가 중 하나인 그룹 퍼포먼스를 앞둔 참가자들에게 “너희는 지금 서로 경쟁하고 있어. 한 사람이 계단을 내려가는 것처럼 들려야지, 여러 명이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소리가 나면 안 돼. 그건 우리가 아니야”라고 일침을 가했다. 다인조로 구성되는 K팝 그룹에서 팀워크는 생명과 같고 한치의 오차 없는 칼군무, 마치 한 명이 부르는 것 같은 하모니를 연출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각기 다른 개성의 멤버들이 한 팀으로 어우러져 펼치는 완벽한 퍼포먼스는 개인을 넘어 팀 전체의 생존을 결정짓는 요소다. 참가자들은 팀 퍼포먼스를 수행하는 동시에 개인별로 카메라에 ‘원샷’이 잡히는 순간에는 반대로 각자의 개성을 최대한 뽐내야 한다. 양립하기 어려운 두 요소를 조화시키는, ‘따로 또 같이’ 전략이 필요한 셈이다.
캣츠아이 최종 멤버를 뽑는 라이브 피날레 무대에 대한 평가에서 심사위원들은 소피아를 두고 “모든 공연에서 본인과 동료들을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게 보인다”고 평가했다. 팀워크를 먼저 생각하는, 리더로서의 면모가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끈 것이다. 팀을 빛낸 소피아는 그러나 개인으로서 독보적인 스타이기도 했다. 여성 팝 레전드의 명곡을 재해석하는 3차 미션에서 소피아는 좋지않은 몸 상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매력을 한껏 과시했고, 결국 수많은 팬들이 따라 하는 인트로 영상을 장식하며 높은 화제성을 이끌어냈다.
| 팝 아카데미 캣츠아이 스틸이미지. 미국 T&D 센터에서 힐 댄스 수업을 받고 있는 연습생들(사진=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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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내면의 힘도 오디션 생존에 필수 요소다. K팝 오디션 참가자들은 비교적 어린 나이대에 트레이닝을 받고, 내외부 전문가들로부터 수많은 평가를 거친다. 전 세계에서 모인 쟁쟁한 실력자들과 경쟁한 끝에 최종 멤버로 선발되기까지 참가자들이 받는 심리적 압박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렇기에 고된 훈련을 끝까지 이겨내는 투지와 어떤 상황,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단단함을 지닌 참가자만이 마지막까지 살아남는다.
높은 힐을 신고 고강도 댄스 수업을 받는 참가자들에게 니키 파라모(Nikky Paramo) T&D 센터 댄스 트레이너는 “기술이 충분해도 자신감이 없고 투지나 경쟁심이 없으면 밑으로 내려간다. 피라미드 꼭대기는 아주 치열하며 그런 투지가 없으면 바로 잡아먹힌다”라고 냉정하게 조언했다.
서로 의지하던 동료가 하나둘 탈락하며 곁을 떠나자 참가자들은 “내가 걸그룹이 되고 싶은 게 맞나”며 의문을 품고, 회의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중압감을 견디지 못한 렉시가 하차를 결정하자 미트라 다랍(Mitra Darab) HxG 대표는 “스스로의 의지가 없다면 누군가에게 이런 수준의 일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냉혹한 서바이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걸그룹이 되겠다는 확고한 의지와 일희일비하지 않는 내면의 힘이 요구됨을 재차 역설한 것이다.
다양한 자질을 갖췄다 해도 결국 스타가 되는 최종 관문은 ‘팬’에 달렸다. 팬은 스타의 존재 이유다. 특히 K팝 스타들은 위버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전 세계 팬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팬덤의 응원과 지지를 받고 있다. K팝 스타를 꿈꾸는 오디션 참가자들에게 이러한 소통역량은 핵심 평가 요소이자, 미래 성공을 가늠할 잣대이기도 하다.
서바이벌 초기만 해도 참가자들은 팬덤의 중요성이나 소통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했다. 실력을 키우고 심사위원의 눈에 들면 투표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여겼다. 하지만 1차 미션의 첫 팬 투표에서 월등한 실력자들이 하위권에 머물자 일부 참가자들은 “뭔가 잘못된 것 같다”며 당혹감을 내비쳤다. 팬심이 부족함을 깨달은 참가자들은 이후 “저희랑 같이 한국 편의점에 가 보시죠”, “오늘은 제가 올리브영에서 산 걸 보여드릴게요”라며 팬들과 일상을 공유하고,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며 소통해 갔다.
하이브 관계자는 “타고난 스타성이 다른 멤버들을 압도하더라도 팀 케미와 우정 등 인간적 면모를 간과할 수 없다”며 “최고의 댄서, 보컬리스트여도 팬들의 표심을 얻어야 살아남는 게 오디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와 캣츠아이 멤버들의 성장기가 미래 K팝 스타를 꿈꾸는 전 세계 많은 지원자들에게 하나의 지침서이자 바이블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