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수단, 진천선수촌 합류...역사적 단일팀 본격 시동

by이석무 기자
2018.01.25 15:30:30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25일 오후 충청북도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 빙상훈련장에 도착. 한국 선수단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우리나라와 단일팀을 구성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할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25일 오후 충청북도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 빙상훈련장에 도착, 환영식에서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 선수들이 꽃다발을 주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공동취재단]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을 구성할 북한 선수단이 우리 대표팀과 첫 만남을 가졌다.

박철호 감독과 김은정, 려송희, 김향미, 황충금, 정수현, 최은경, 황설경, 진옥, 김은향, 리봄, 최정희, 류수정 등 선수 12명, 지원인력 2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된 북한 아이스하키 선수단은 25일 오전 9시21분경 경의선 육로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방남했다.

선수단과 감독 모두 상의 흰색 하의 빨간색, 중간에 파란 줄 그어져 있는 단복 착용했다. 단복 상의 뒤엔 ‘DPR Korea’라고 표기돼 있었고 상의 앞쪽에는 인공기가 붙어있었다. 이들은 모두 검은색 여행가방을 하나씩 들고 있었다.

이들은 버스를 타고 곧장 우리 대표팀이 훈련하고 있는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으로 향했다.

북한 선수단이 탄 버스는 예정시각인 오후 12시 30분에 정확히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빙상장 출입문 앞에 도착했다. 이재근 진천선수촌장, 이호식 부촌장,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이 일렬로 늘어서 버스에서 내리는 박철호 감독과 북한 선수단을 직접 환영했다.

우리 측은 “추운데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이 많았다”, “반갑습니다”,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북한 선수들은 하나같이 “안녕하십니까”라며 고개를 살짝 숙여 답례했다. 빙상장 안에서 대기하던 우리 대표선수들도 북한 선수단의 도착 시각에 맞춰 꽃다발을 하나씩 들고 출입문 앞으로 나왔다.

날씨가 워낙 추워 남북 선수들 대부분 굳은 표정이었지만 꽃다발을 전달할 때는 살짝 미소를 띠기도 했다.

이재근 선수촌장은 “국가대표 선수촌 입촌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앞으로 남은 짧은 기간 한마음 한뜻으로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주시길 기대한다.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환영인사를 전했다.

박철호 북측 감독도 “북남이 하나가 돼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짧은 기간에 힘과 마음을 합쳐서 이번 경기 승부를 잘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화답했다.



이어 “시간이 짧지만 더 협력을 해서 힘과 마음을 합친다면 좋은 승부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경기에서 지겠다는 팀은 없다. 우리 모든 기술과 육체 기술 등을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철호 북측 감독이 새러 머리 대표팀 감독에게 꽃다발을 건네자 머리 감독은 한국말로 “감사합니다”고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남북 선수들은 “우리는 하나다!”고 구호를 3번 외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환영식을 마쳤다.

북한 선수들은 이날부터 진천 선수촌 내 게스트하우스에서 숙박할 예정이다. 한국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지는 않는다. 스케이트·스틱 등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유니폼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에서 지원받을 예정이다. 단일팀 유니폼은 지급되지 않았다.

진천선수촌 빙상장 출입문 위에는 한반도기가 양쪽에 그려진 현수막이 걸렸다. 현수막에는 ‘환영합니다! 우리는 하나다!’라고 쓰였고 그 밑에는 ‘-남북 아이스하키선수단 일동-’이라는 글귀가 적혔다.

진천선수촌 4층에는 남북한 단일팀 35명에 맞춘 라커 35개가 준비됐다. 또한 입구에 한반도기가 새겨진 가림막이 설치됐다 라커 배치는 남한 선수 2명, 북측 1명 순으로 이뤄졌다.

정몽원 회장은 라커 배치에 대해 “새러 머리 감독이 남북 선수들끼리 빨리 어울릴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주장인 박종아는 “라커 가림막과 이름표는 오늘 처음 봤다. 이제 조금 실감이 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전 골리 신소정도 “새롭게 바뀐 라커룸을 오늘 처음 봤다. 실감이 조금 나는 것 같다. 시간이 없으니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느낌을 전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26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가는데, 이번 주까지는 남북한이 따로 훈련한다”며 “이번 주는 북한 선수들의 기량을 체크 한 뒤 다음 주에 함께 훈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남북 단일팀은 2월 4일 스웨덴과의 평가전을 통해 첫 실전 경기를 치른다. 평창올림픽 첫 경기는 2월 10일 열리는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