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박스, 크리에이터 위한 '기회의 장'으로 만들 것" [인터뷰]
by윤기백 기자
2022.07.18 19:16:16
김학준 샌드박스네트워크 CCO
'와썹맨' '워크맨' 제작 경험 살려
'좀비트립' 등 色다른 콘텐츠 제작
콘텐츠 IP 활용한 비즈니스 다각화
"'콘텐츠 프로바이더' 입지 다질 것"
| 김학준 샌드박스네트워크 CCO(사진=김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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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크리에이터가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겠습니다.”
김학준 샌드박스네트워크 CCO(최고콘텐츠책임자)는 JTBC 룰루랄라스튜디오 CP로 재직 당시 박준형의 ‘와썹맨’, 장성규의 ‘워크맨’ 등을 성공적으로 론칭·흥행시키며 웹콘텐츠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런 그가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업계의 대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샌드박스에 합류하면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장을 던졌다. 김 CCO는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집중했고, 그 결과 샌드박스는 막강 콘텐츠 라인업을 구축하며 ‘콘텐츠 허브’로 도약할 수 있었다. OTT 플랫폼 왓챠에서 만날 수 있는 ‘노키득존’을 비롯해 ‘응사이트’(김응수), ‘힙합흑수저’(조나단), ‘좀비트립’(정찬성)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히트 콘텐츠가 모두 샌드박스가 내놓은 작품들이다.
김 CCO는 이데일리와 만난 자리에서 “샌드박스에는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을 갖춘 450여 팀의 크리에이터가 소속돼 있는데, 이들의 창의력을 최대한 담아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며 “샌드박스 오리지널 콘텐츠가 유튜브를 넘어 OTT에도 진출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다양한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콘텐츠 프로바이더’로서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 김학준 샌드박스네트워크 CCO(사진=김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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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MCN에 대한 물음표로 가득했죠.”
김 CCO는 샌드박스에 대한 첫인상을 이같이 표현했다. 오랜 시간 방송사 PD로 재직했던 터라 김 CCO는 MCN이란 단어 자체가 무척 생경하게 느껴졌다고.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니 MCN이란 단어 세 글자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담겼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방송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흐름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고, 부가적으로 IP를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도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협업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 라인업도 다채롭다. 도티, 유병재, 조나단, 최희, 슈카, 승우아빠, 풍월량, 옐언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인정받은 450여 팀의 크리에이터가 매일 같이 새로운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다. 최근에는 크리에이터 네트워크와 자체 프로덕션 역량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청층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유통에 주력하고 있다. 더불어 글로벌 진출과 커머스 사업, 크립토 사업 등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크리에이터의 아이디어와 열정은 참 대단합니다. 어떨 땐 PD보다 더 많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을 때도 있죠. PD들은 각자 생각한 틀 안에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데, 크리에이터들은 틀을 과감히 깬 결과물을 만들어내곤 합니다. 또 시청자와의 소통도 활발하고, 시청자의 니즈를 즉각 콘텐츠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김 CCO는 샌드박스에 합류 후 가장 먼저 한 일로 킬러 콘텐츠 확충을 꼽았다. 샌드박스가 크리에이터 집단인 만큼, 자산과도 같은 콘텐츠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것이 최고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 결과 샌드박스는 숏폼, 미드폼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샌드박스의 콘텐츠는 점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콘텐츠 유통 플랫폼의 다각화를 이뤄냈다. 실제로 오리지널 콘텐츠 ‘노키득존’은 OTT 플랫폼 ‘왓챠’에 진출했고, 올해 기획·제작 중인 콘텐츠 중에서도 OTT로부터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노키득존’은 왓챠에서 톱2에 올랐습니다. 그만큼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콘텐츠가 됐다는 거죠. 보통 코미디 프로그램은 합을 짜곤 하잖아요. 하지만 ‘노키득존’은 짜여진 시나리오가 아닌 리얼한 상황에서 펼쳐지는 코미디로 승부수를 뒀고,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어요. ‘좀비트립’은 샌드박스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사장될 뻔한 아이디어를 밸류업시켜 지금의 ‘좀비트립’으로 완성해냈거든요. 보통 ‘이 아이디어 별로’라고 말하면 그 이후로 끝인데, 샌드박스는 ‘좀 더 새로운 아이디어 없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고 지금의 ‘좀비트립’을 만들어냈어요.”
| 김학준 샌드박스네트워크 CCO(사진=김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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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CCO는 샌드박스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크리에이터 친화적인 회사’라고 답했다. 소속된 크리에이터만 450여 팀에 달하지만, 각 크리에이터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해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나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샌드박스는 전통적인 매니지먼트와는 결이 다르다. 전통적인 매니지먼트는 기획사가 주도하는 방식이라면, 샌드박스는 회사와 크리에이터와 수평적으로 관계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협업을 이어나가는 것이 차별점이다.
김 CCO는 “샌드박스는 크리에이터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들의 방향성을 지지하는 회사”라며 “그래서인지 더욱 깊은 신뢰관계를 쌓게 되고, 지속적인 협업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김 CCO는 샌드박스 구성원들의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주니어 PD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듣다 보면 눈이 번쩍 떠진다고.
“샌드박스에는 머리 좋은 친구들이 참 많아요. ‘노키득존’과 ‘좀비트립’도 주니어 PD 의견에 확장해서 만든 사례죠. ‘좀비트립’의 경우 첫 기획안은 ‘파이터를 찾아서’였는데요. 거듭된 회의를 거쳐서 UFC 챔피언인 정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정찬성이 전국 각지를 다니면서 일반인 싸움꾼을 만나는 구성으로 확장해 나갔어요. 아마도 이것이 샌드박스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데요. 2% 부족한 아이디어도 다 함께 머리를 맞대서 밸류업을 해낸다는 점에서, 이처럼 좋은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김학준 샌드박스네트워크 CCO(사진=김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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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박스는 유니버설뮤직과 손잡고 아이돌 그룹 론칭도 계획 중이다. 김 CCO는 기존의 K팝 아이돌 데뷔 흐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데뷔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마도 유튜브에서 최초로 탄생한 아이돌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현재 연습생이 여섯 명 정도 있는데요. 유튜브로 먼저 아이돌 그룹의 탄생기를 담은 콘텐츠를 공개하고, 데뷔조가 최종 확정되면 첫 싱글앨범을 발매하는 흐름이 될 것 같아요. 기존 방송사는 ‘경쟁’을 강조한다면, 저희는 ‘리얼리티’를 추구해요. 아마도 영화 ‘싱 스트리트’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 같은데, 곧 오픈될 예정이니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하하.”
엔데믹 시대를 겨냥한 오프라인 콘텐츠도 기획 중이다. 소위 말해 ‘화면을 뚫고 나온’ 크리에이터가 시청자가 현실에서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것이다. 김 CCO는 “다양한 크리에이터가 모여서 오프라인에서도 소통 가능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며 “K콘텐츠 열풍을 타고 우리 오리지널 콘텐츠가 글로벌에 진출할 수 있는 대형화된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김 CCO는 IP 비즈니스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샌드박스가 진행 중인 IP 비즈니스로는 △상품화 사업(MD 라이센싱, 자체 제작, 온·오프라인 유통), △디지털 사업(게임 등 APP 개발/컬래버레이션, 이모티콘 등 디지털 상품 개발 및 라이센싱), △콘텐츠 공급 사업(케이블, IPTV, OTT 등 플랫폼 내 콘텐츠 공급, 오리지널 콘텐츠 기획, 제작 및 공급) △오프라인 사업(뮤지컬, 콘서트 등 공연 사업, 전시회, 오프라인 유통) 등이 있다. 실제로 샌드박스 소속 크리에이터 민쩌미는 가수에 이어 뮤지컬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민쩌미는 내달 15일까지 ‘민쩌미’ IP를 활용한 뮤지컬 ‘민쩌미 : 사랑해요 엄마!’로 관객들을 만난다.
“이제는 콘텐츠 하나로 끝나는 시대가 아닙니다. 콘텐츠를 만들고, 해당 콘텐츠 IP를 활용한 비즈니스도 중요한 시대죠. 그동안은 아이돌 그룹 같은 사람의 IP를 활용하는 비즈니스가 많았다면, 샌드박스는 콘텐츠 IP를 활용한 비즈니스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