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정상 노리는 전북, 부활한 닥공 앞세워 日정벌 도전
by이석무 기자
2015.09.15 14:10:59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의 마지막 자존심 전북 현대가 감바 오사카(일본)를 상대로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티켓을 놓고 운명의 승부를 벌인다.
전북은 16일 오후 7시 일본 오사카의 엑스포70 스타디움에서 감바 오사카와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감바 오사카는 지난해 정규리그, 일왕배, 나비스코컵까지 휩쓰는 ‘트레블’을 달성한 바 있다. 이번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도 K리그 FC서울을 1, 2차전 합계 3-6으로 물리쳤다. 최근 J리그에서도 내리 4연승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도 만만치 않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독주체제를 단단히 지키고 있다. 19승5무6패 승점 62점으로 2위 수원 삼성(승점 54점)을 무려 8점 차로 앞서고 있다.
▲부담스런 원정. 그래도 유리한 쪽은 전북
전북은 지난달 26일 전주 홈에서 열린 8강 1차전에서 감바 오사카와 0-0으로 비겼다. 90분 내내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끝내 골을 넣지 못했다.
안방에서 이기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실점을 한 점도 내주지 않은 것은 큰 수확이었다. 전북은 만약 원정 2차전에서 1골 이상 넣고 비길 때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4강에 진출할 수 있다.
물론 마냥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만약 전북이 패하면 탈락하게 된다. 2006년 이 대회 우승 이후 9년 만에 정상 복귀를 노리는 전북으로선 신중하게 경기에 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북마저 떨어지게 되면 K리그는 한 팀도 4강에 오르지 못하고 전멸하게 된다.
전북은 얼마 전 심각한 슬럼프를 겪었다. 감바 오사카와의 8강 1차전을 포함, 최근 7경기 중 4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했다. 전북의 트레이드 마크인 ‘닥공(닥치고 공격)’이 전혀 말을 듣지 못했다. 최근 경기에서 전북다운 강력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시즌 도중 중국으로 짐을 싸서 떠난 에두의 빈자리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듯 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지난 12일 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닥공’이 다시 살아났다. 전북이 한 경기 3골 이상 터뜨린 것은 지난 7월 11일 정규리그 이후 두 달여만이었다. 이동국(36), 이재성(23), 레오나르도(29) 등 주축 공격수들이 모두 골 맛을 봤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그 경기 승리를 통해 전북은 승점 3점은 물론 감바 오사카와의 경기를 앞두고 자신감이라는 큰 선물을 받았다. 이제 심리적인 부담이나 위축 없이 당당히 일본 원정에 나설 수 있다.
▲1차전 깜짝카드는 최철순. 2차전은 누구?
지난 1차전은 공격이 말을 듣지 않았지만 수비에선 만점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최철순(28)이 상대 에이스 우사미 다카시(23)를 꽁꽁 묶었다.
우사미는 바이에른 뮌헨, 호펜하임 등 독일 분데스리가를 경험한 일본내 정상급 공격수다. 뛰어난 개인기와 날카로운 골 결정력을 갖추고 있다. 올시즌 J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통합 22골을 기록 중이다.
2차전은 사정이 다르다. 일단 우사미가 출전하지 못한다. 우사미는 1차전에서 이재성을 막는 과정에서 경고를 받았다. 경고 누적으로 2차전에 나올 수 없다. ‘K리그 킬러’로 불릴 정도로 K리그 팀들에게 강한 모습을 보였던 우사미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은 전북에게 큰 호재다.
2차전은 전북에게 있어 반드시 골을 넣어야 하는 경기다. 공격에 더 무게가 쏠릴 수밖에 없다. 전북 공격의 핵심은 이재성이다. 슈틸리케호 대표팀에도 핵심멤버로 성장한 이재성은 지난 서울과의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전북의 3골 차 완승을 이끌었다. 전북 에이스로 손색없는 최근 활약이다.
감바 오사카도 이재성을 집중마크 할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이재성에게 상대 수비가 집중될수록 이동국 등 다른 공격수들에게 더 많이 찬스가 생길 수 있다. 이재성은 득점력 뿐만 아니라 패싱능력도 뛰어나다. 올시즌 리그 득점과 도움이 각각 5개씩이다. 도움은 팀내 1위다. 이번 경기에서 이재성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