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모비치, 첼시 못 판다...영국 "자산 동결 및 여행 금지 조치"

by이석무 기자
2022.03.10 20:12:25

첼시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 구단을 매각하겠다는 러시아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구상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영국 정부는 10일(한국시간) 관보를 통해 “영국에서 거주하거나 사업 활동을 하고 있는 첼시 구단주 아브라모비치 등 러시아 부호 7명을 추가로 자국 여행 금지 및 자산 동결 조치 리스트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아브라모비치 등은 영국 내 자산을 현금화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영국에 들어올 수 없게 된다. 아울러 영국 개인 및 사업체와의 거래가 금지된다.

직격탄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에 떨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아브라모비치는 지난주 첼시 구단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첼시를 매각한 순수익은 러시아 침공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피해자들에게 쓰겠다고도 했다. 실제로 구단 인수 의사가 있는 후보자들과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영국 정부 조치로 아브라모비치가 첼시 구단을 팔 수 있는 길이 막혔다. 축구 구단도 아브라모비치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영국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첼시는 홈 경기 티켓도 팔 수 없다. 이미 팔린 시즌권 소지자만 홈구장 스탬포드 브릿지에 입장할 수 있다. 첼시 시즌권 소지자는 약 2만8000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재가 해제되기 전까지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물론 기존 선수와 재계약도, 선수를 다른 구단에 파는 것도 불가능하다. 계약이 만료되는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팀을 떠나게 된다. 다만 영국 정부의 ‘특별 허가’에 의거해 경기는 계속 할 수 있다. 직원들도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영국 정부가 추가로 제재대상에 올린 러시아 부호 가운데는 아브라모비치 외에도 러시아 에너지 기업 로스네프트의 CEO인 이고르 세친, 로시야 은행 이사회 의장인 드미트리 레베데프 등도 포함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