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첼시서도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

by김영환 기자
2009.02.26 19:47:55

▲ 히딩크


[이데일리 SPN 김영환 인턴기자] 거스 히딩크 첼시 감독이 유벤투스를 상대로 챔피언스리그 첫승을 올렸음에도 불구, "아직 부족하다"는 마음을 털어놨다.

히딩크 감독은 26일(한국시간)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유벤투스를 1-0으로 꺾고 8강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지만 경기내용에 대해선 불만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결과에 대해선 만족하지만 경기 전반에 걸친 선수들의 플레이에는 만족할 수 없다"고 총평했다.

히딩크는 "출발은 매우 좋았다. 우리는 양쪽 날개를 이용해 공간을 창출했고 이른 시간에 선취골을 뽑아 냈다"고 했지만 "그러나 선제골을 넣은 뒤 지나치게 수비적으로 뒤로 물러섰으며 이는 곧 유벤투스가 우리 공격진과 미드필더, 수비수들 사이의 공간을 파고들어 반격의 실마리를 찾아낸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히딩크는 더 많은 골을 노리지 않고 수세로 돌아선 선수들을 질책했다. "우리가 초반 20분 동안 보여줬던 플레이를 계속 했더라면 추가골을 뽑아내 보다 유리한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을 것이다"며 "솔직하게 말해 후반전 막판에는 (유벤투스에) 무척 시달렸다"고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음을 인정했다.



히딩크는 첼시 지휘봉을 잡은 후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스턴 빌라, 챔스언스리그에서 유벤투스를 꺾으며 2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여전히 첼시는 더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을 이끌고 16강에서 이탈리아를 연장 승부끝에 힘겹게 이긴 뒤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고 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히딩크는 첼시의 문제점으로 "선수들의 몸상태가 높은 수준에 이르렀지만, 아직 최상의 단계는 아니다"며 강도 높은 훈련을 예고했다.

히딩크 감독은 또 "원정골을 허용치 않았기에 유벤투스는 득점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홈경기에 임하게 됐다"면서도 "유벤투스는 균형이 잘 잡힌 강팀이기에 원정으로 치러질 2차전은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오늘 승리 인하여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고,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원정에서도 충분히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며 8강 진출을 자신했다.

취임 이후 어려운 상황에서도 2경기를 모두 승리한 히딩크의 '매직'은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