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가 변화시킨 페럼클럽, 더 까다로워진 2번홀에선 버디 단 11개

by주영로 기자
2024.10.04 13:43:13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난도 더 높여
2번홀, 그린 증축하면서 98야드 늘려 482야드
최경주 "코스 변화는 PGA 등 추세 맞춰가는 것"
페럼클럽은 안개 걷어내려 새벽부터 선풍기 돌려

이승택이 페럼 클럽에서 열린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 경기 도중 러프에서 공을 탈출시키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김상민 기자)
[여주(경기)=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확실히 더 어려워져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3일부터 경기 여주시 페럼 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억 5000만 원) 우승 경쟁에 나선 선수들은 하나같이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첫손에 꼽았다. 이유는 난도가 높아진 코스 때문이다.

페럼 클럽은 긴 러프와 빠른 그린을 유지해 난코스로 꼽힌다. 특히 이번 대회서는 더욱 높아진 난도로 선수들을 괴롭히고 있다.

티샷의 정확성을 좌우하는 페어웨이 폭을 20~21m로 좁혔다. 잔디의 길이는 페어웨이 18mm, 페어웨이와 가까운 A러프 35mm, 깊은 러프는 90mm 이상 길러놨다. 공이 페어웨이 가까운 러프에 떨어졌을 땐 온그린 공략이 가능하지만, 깊은 러프에선 거리 컨트롤이 어렵다.

1라운드에선 2번홀(파4·482야드)이 가장 까다로웠다. 126명이 경기에 나서 단 11명만 버디를 기록했다. 보기는 38개, 더블보기 3개가 나와 평균타수는 4.36타로 18홀 중 가장 난도가 높았다.

이 홀은 작년과 비교해 그린의 면적을 넓히고 뒤로 옮기는 증축 작업을 시행했다. 그 결과, 전장이 기존 384야드에서 98야드나 늘었다. 페럼 클럽은 본 대회 개최 5년 차를 맞이해 코스 내 변화를 줘 선수들의 도전 의식과 변별력, 난도를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최경주도 2번홀에서 고전했다. 1라운드에서 티샷한 공이 265야드 날아가 러프에 떨어졌다. 멀리 보낸 것보다 러프 탈출이 우선이었기에 아이언으로 쳐서 80야드 보냈다. 3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으나 2퍼트를 해 보기를 적어냈다.

코스 난이도 조정은 대회 호스트 최경주와 페럼 클럽의 의지를 반영한 선택이다.

최경주는 “2번홀 전장이 480야드가 넘는데 요즘 추세에 맞춰가는 것이다. PGA투어나 DP월드투어 같은 경우 520야드의 파4 홀도 있다”라며 “한 코스에 480~490야드의 파4 홀이 보통 4개나 배치돼 있다.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경기력을 향상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 변화에 선수들은 더 강한 의지로 공략을 다짐했다. 제네시스 포인트 1위 장유빈(22)은 “2번홀이 확실히 어려워졌다”라며 “러프에서 플레이가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전략을 잘 세울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페럼 클럽의 숨은 노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라운드에 앞서선 안개와의 전쟁을 이어갔다. 일교차가 커지면서 대회가 열린 여주 지역엔 안개가 예보됐다. 골프장 측에선 새벽 3시부터 코스 내에 라이트를 켜고 온도를 높였다. 또 그린 작업을 위해 설치한 대형 선풍기를 틀어 안개가 코스에 가까이 밀려오는 것을 방지했다. 숨은 노력 덕분에 2라운드 경기는 지연 없이 정상 출발했다. 인근 지역에서 열린 KLPGA 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은 안개로 예정보다 20분 늦게 2라운드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