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볼 스윙 불문율 논란' 수베로-이동욱, 진심 담은 선물로 오해 풀었다
by이석무 기자
2021.05.11 17:35:02
|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과 이동욱 NC 감독이 서로 선물을 주고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이글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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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화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NC다이노스 이동욱 감독이 선물을 주고받으면서 ‘불문율’에 대한 오해를 풀었다.
수베로 감독은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한화 대 NC 경기에 앞서 이동욱 감독을 감독실로 초대했다.
수베로 감독은 이동욱 감독에게 ‘인삼 세트’를 선물했다. 그는 “창원에서 있었던 일은 한국의 불문율을 모르고, 잘못 이해해 발생했다”며 “이번에 만나면 사과드리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동욱 감독은 “야구는 같은데 문화 차이가 있는 법이고 다 지난 일이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문제의 상황은 지난달 17일 두 팀 간의 경기 때 나왔다. 한화가 4-14로 크게 뒤진 상황에서 볼카운트 3볼인 가운데 NC 나성범이 투수로 올라온 야수 정진호의 공에 스윙해 파울을 만들었다. 그러자 수베로 감독은 “불문율을 어겼다”고 발끈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동욱 감독도 한화 더그아웃을 향해 뭔가 얘기를 하면서 분위기가 순간 싸늘해졌다.
메이저리그에선 점수 차가 크게 앞선 경기 후반, 제구가 흔들린 투수를 상대로 3볼에서 풀스윙하는 행위는 금기시된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타자의 몸쪽으로 위협구가 날아오는게 보통이다.
하지만 KBO리그에서는 이 같은 행동이 문제 되지 않는다. 오히려 메이저리그의 불문율을 KBO리그에 강요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베로 감독도 이 같은 비판을 받아들여 이동욱 감독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수베로 감독은 인삼 세트를 선물하면서 “KBO의 일원이 됐다고 정식으로 인사드리면서 건강하시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동욱 감독도 경남 하동에서 직접 재배해 담근 ‘NC다이노스 매실주’를 수베로 감독에게 선물했다.
이동욱 감독은 “(수베로 감독님이) 술을 안 드시는 것을 알고 있지만, 20년 숙성시킨 매실로 담근 술을 준비했다”며 “나중에 좋은 일 있을 때 드시라는 뜻”이라고 선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수베로 감독은 “감독이 얼마나 어려운 자리인지 아는데, 계약 연장하신 것 축하드린다”고 덕담을 건넸고 이동욱 감독은 “앞으로 계속 보면서 서로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두 감독은 시종일관 웃음 띤 얼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선물 전달식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각자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수베로 감독은 이번 시즌 KBO리그에 대한 존중의 의미로 홈 3연전의 첫 경기에 상대 팀 감독에게 인삼 세트를 전달하고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 키움 홍원기 감독, LG 류지현 감독, 삼성 허삼영 감독에 이어 이동욱 감독이 5번째로 인삼 세트를 선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