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 5-4' 포항, 울산 꺾고 12년 만에 ACL 결승 진출
by이석무 기자
2021.10.20 22:08:39
| 20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결승전에서 울산을 승부차기로 누르고 승리가 확정되자 포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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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포항스틸러스가 울산현대와의 ‘동해안더비’에서 승부차기 끝에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12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 진출했다.
포항은 20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2021 ACL 동아시아 권역 4강전에서 정규시간 전·후반 90분과 연장 전·후반 3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기고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포항은 2009년 이 대회 처음이자 유일한 우승을 차지한 이래 12년 만에 ACL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포항은 ACL 전신인 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에서 1996년과 1997년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동아시아 권역에서 결승에 오른 포항은 전날 알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를 2-1로 꺾은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오는 11월23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결승전을 치른다.
아시아 최강 클럽을 가리는 ACL은 4강까지 동아시아와 서아시아로 권역을 나눠 진행한 뒤 양 권역의 승자끼리 결승전 단판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포항은 이번 결승 진출로 최소한 준우승 상금 200만 달러(약 23억4700만원)를 확보했다. 만약 최종 우승을 차지하면 우승 상금 400만달러(약 46억원9400만원)을 품에 안게 된다.
반면 2년 연속 아시아 정상을 노렸던 울산은 8강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전북현대를 꺾고 4강에 진출했지만 결승 문턱에서 ‘동해안 라이벌’ 포항에게 덜미를 잡혀 탈락의 쓴맛을 봤다.
울산은 올 시즌 포항과의 3차례 맞대결에서 한 번도 패한 적 없이 2승 1무로 앞섰다. 하지만 가장 중요하고 많은 것이 걸렸던 4번째 맞대결에서 그만 덜미를 잡혔다. 승부차기 패배인 만큼 공식적으로는 무승부로 기록된다.
이날 포항은 이승모를 최전방 원톱으로 배치한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2선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임상협의 왼쪽 측면 돌파가 주된 공격루트였다.
반면 울산은 장신 공격수 오세훈을 원톱으로 두고 바코-이동경-윤빛가람-윤일록이 2선에서 공격을 시도했다.
전반전이 득점없이 끝난 가운데 후반전 0의 균형을 먼저 깬 쪽은 울산이었다. 울산은 후반 7분 설영우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윤빛가람이 가운데로 연결한 것을 포항 골키퍼 이준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사이 문전에 있던 윤일록이 골을 터뜨렸다. 윤일록은 전북과 8강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울산은 후반 23분 큰 악재를 맞이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가 임상협에게 거친 태클을 범하는 바람에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것.
1명 부족한 상황에서 1골 차를 지키기로 마음 먹은 울산은 공격진의 바코, 이동경, 오세훈을 빼고 신형민, 홍철, 김지현을 투입해 수비를 보강했다. 하지만 포항은 수적 우위를 앞세워 후반 44분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냈다. 프리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센터백 그랜트가 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곧이어 접어든 연장전에서 양 팀 선수들이 치열한 혈투를 펼쳤다.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고 승부차기에 운명을 맡겨야 했다.
승부차기 끝에 웃은 건 포항이었다. 울산은 첫 번째 키커 불투이스가 골을 성공시키지 못한 반면 포항은 임상협, 권완규, 김성주, 전민광, 강상우 등 5명의 키커가 모두 골을 성공시켜 5-4로 울산을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