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데이비드 로빈슨 "던컨 우승하길 바란다"

by박종민 기자
2013.06.14 16:44:59

▲ 팀 던컨(왼쪽)이 토니 파커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전설’ 데이비드 로빈슨(47)이 후배 팀 던컨(37)을 응원했다.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14일자(이하 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로빈슨은 과거 한솥밥을 먹었던 던컨이 2012~2013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매체는 로빈슨이 “관록이 묻어나는 나이다. 그는 여전히 놀랄만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경이롭다”며 던컨을 칭찬했다고 덧붙였다. 또 로빈슨은 “우승하며 은퇴할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며 2003년 우승 당시 큰 보탬이 된 던컨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실제로 로빈슨은 2002~2003시즌 소속팀 샌안토니오의 우승과 함께 은퇴했다. 1987년 NBA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한 로빈슨은 1순위로 샌안토니오에 지명됐지만 2년간 해군 복무를 다녀왔다. 그는 1989년 마침내 리그에 입성하며 신인 첫 해 평균 24.3득점 12리바운드 3.9블록을 기록했다.

1990년대 하킴 올라주원, 패트릭 유잉, 샤킬 오닐과 함께 일명 ‘4대 센터’로 꼽힌 로빈슨은 1994~1995시즌 MVP를 거머쥐며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그해 서부컨퍼런스 결승전에서 휴스턴 로키츠의 하킴 올라주원에게 막히며 자존심을 구겼다.



결국 샌안토니오는 휴스턴에 2승 4패로 무너지며 절호의 우승 기회를 놓쳤다. ‘리더’ 로빈슨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높았다. ‘악동’ 데니스 로드먼도 훗날 자신의 자서전에서 당시 팀 동료였던 로빈슨을 ‘나약한 리더’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로빈슨은 샌안토니오가 1997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거물급 신인’ 팀 던컨을 지명하면서 다시 한 번 우승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1998~1999시즌을 앞두고 직장폐쇄로 인한 단축시즌 결정과 마이클 조던의 은퇴가 겹치면서 로빈슨은 생애 처음 챔피언결정전에 오르게 됐다.

샌안토니오는 8번 시드로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온 뉴욕 닉스를 물리치고 첫 우승을 맛봤다. 2003년 ‘백전노장’이 된 로빈슨은 던컨을 보조, 생애 두 번째 우승을 일궈내며 화려하게 은퇴했다.

당시 로빈슨은 10년 후배 던컨에게 팀의 중책을 맡기며 자연스레 조력자 역할을 맡았다. 앞서 던컨은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빈슨으로부터 ‘희생의 리더십’을 몸소 배웠다고 꾸준히 언급해왔다.

던컨이 때로 토니 파커나 마누 지노빌리에게 공격 기회를 양보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로 인해 샌안토니오는 특별한 내부 불화 없이 15년 넘게 최고의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

한편 던컨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던컨, 파커, 지노빌리)의 역할은 변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있다. 언제나 우승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자신의 역할 변화에 대해 담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