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한국 女농구, 리우행 위한 마지막 도전 나선다
by이석무 기자
2016.06.09 13:58:20
| 리우 올림픽 세계최종예선에 나서는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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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여자농구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위한 최후의 도전에 나선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13일(이하 한국시간)부터 19일까지 프랑스 낭트에서 벌어지는 ‘2016 리우올림픽 여자농구 최종예선대회’에 참가한다.
이번 최종예선에는 쿠바, 스페인, 벨라루스 등 각 대륙에서 12개국이 참가한다. 이 가운데 5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본선에 나설 수 있다. 대표팀은 지난해 9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에서 3위에 올라 최종예선 무대를 밟게 됐다.
한국 여자농구는 올림픽에서 감동적인 순간을 여러차례 만들었다. 공산권 국가의 보이콧으로 대신 출전 기회를 얻었던 1984년 LA 올림픽에선 기적 같은 은메달을 따내 국민들을 기쁘게 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도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세계 무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선 본선 무대를 밟지도 못했다. 아시아의 터줏대감 중국은 물론 최근 들어 일본, 대만 등의 실력이 급성장하면서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올림픽 본선에 직행하는 기염을 토했다.
냉정하게 봤을 때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전망은 썩 밝지 않다. 한국 대표팀은 현재 급격한 세대교체 과정을 겪고 있다. 10년 넘게 대표팀을 이끌었던 이미선, 신정자, 변연하, 하은주 등이 한꺼번에 은퇴했다. 홍아란(KB국민은행), 김규희(신한은행) 등 주전 가드들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와 비교해 대표팀 구성이 절반 이상 바뀌었다. 제대로 된 국제 평가전도 치르지 못했다. 현재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을 본인 스스로도 잘 모르는 실정이다. 의외의 대박을 칠 수도 있지만 심한 몸살을 앓을 수도 있다.
그래도 믿을 구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무서운 10대’ 박지수(18.분당경영고)가 대표팀의 키플레이어다. 청소년대표 시절 국제무대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냈던 박지수는 성인대표팀에서도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다.
박지수는 195cm의 큰 키에 뛰어난 농구센스를 자랑한다. 최근 천안 쌍용고 남자 선수들과 연습경기에서도 12점 12리바운드 ‘더블더블’을 기록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실력을 뽐냈다.
위성우 대표팀 감독은 “박지수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 박지수가 없으면 국가대표 여자농구팀이 돌아가지 않을 정도”라며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가 박지수에게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말 든든하다”고 극찬했다.
박지수는 “우리도 본선 진출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다들 어렵다고 하니 간절해진다”며 “진짜 열심히 해보자는 분위기다. 언니들을 도와 꼭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14일과 15일 오후 7시 30분 각각 나이지리아, 벨라루스와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세 팀 가운데 조 2위 안에 들면 8강에 오를 수 있다.
위성우 감독은 “주위에서 어렵다고 하니 더 오기가 생긴다. 큰 유럽 선수들에게 겁만 먹지 않으면 해볼 만하다”라며 “연습한 만큼만 한다면 뜻밖에 좋은 성과가 있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