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송지훈 기자
2009.07.15 21:22:04
김진용 결승골
[성남 =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성남일화(감독 신태용)가 숙적 포항스틸러스(감독 세르지오 파리아스)를 꺾고 FA컵 우승에 한 발짝 다가섰다.
성남은 15일 오후7시30분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9 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라돈치치와 김진용의 연속골에 힘입어 포항에 2-1로 승리를 거두고 4강행에 성공했다.
성남은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용병 공격수 라돈치치를 최전방에 세우는 한편 조동건(후반 박우현으로 교체)과 김진용을 날개 공격수로 기용해 호흡을 맞추게 했다. 김철호, 김정우, 이호 등이 정삼각형 모양을 이루며 중원에 포진했고 장학영-전광진-조병국-김성환이 포백라인을 이뤘다. 골키퍼로는 정성룡이 나섰다.
포항은 4-3-1-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유창현(전반 노병준으로 교체)과 데닐손을 최전방 공격 듀오로 내세웠고 우측면수비수 최효진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깜짝 발탁해 공격전술을 조율을 맡겼다. 아울러 황지수와 김재성(후반 스테보로 교체), 황지수 등으로 하여금 중원에서 뒤를 받치게 했다. 수비라인은 김광석, 황재원, 김형일, 박희철 등으로 채워졌고 김지혁이 골키퍼로 나섰다.
경기 전 양 팀 감독은 김성환(성남)과 박희철(포항) 등 두 클럽의 우측면 수비수를 '변수'로 꼽았다. 신태용 성남 감독은 우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장한 김성환에 대해 "포항의 빠른 측면 공격을 제압할 기대주"라며 "제공권 장악과 몸싸움에 능할 뿐만 아니라 세트피스 키커로도 나설 수 있다. 롱 스로인 능력도 겸비했다"고 칭찬했다.
한편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 감독은 "박희철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감독이 언급한 내용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최효진의 빈 자리를 메우는 것이라는 사실은 경기 시작 후 밝혀졌다.
먼저 웃은 팀은 성남이었다. 성남은 전반8분 공격수 라돈치치의 선제골에 힘입어 일찌감치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포항의 아크서클 부근에서 조동건이 밀어준 볼이 공간을 파고들던 라돈치치의 발 앞으로 향했고, 라돈치치는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 네트를 흔들었다.
하지만 전반37분 포항이 만회골을 터뜨리면서 흐름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파리아스 감독이 '비밀 병기'라 언급한 박희철이 주인공이었다. 첫 실점 이후 최효진이 우측면 수비수로 복귀하면서 왼쪽으로 자리를 옮긴 박희철은 성남 페널티박스 외곽 30m 지점에서 벼락 같은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거리가 멀었던 데다 양 팀 선수들이 곳곳에서 시야를 가리고 있었지만 볼은 빨랫줄 같이 뻗어 성남의 골대 왼쪽 모서리에 정확히 꽂혔다.
박빙으로 진행되던 경기 흐름이 성남 쪽으로 기운 건 후반24분 김진용이 추가골을 터뜨린 이후부터였다. 라돈치치의 패스를 받은 김진용이 가슴 트래핑 후 왼발 발리 슈팅으로 포항의 수비망을 무너뜨리며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후 포항은 공격수 스테보를 투입하며 공격력을 보강해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성남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됐다.
이로서 성남은 지난해 같은 대회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당한 패배(7-8)를 말끔히 설욕했으며 올 시즌 두 차례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해 '포항 징크스' 탈출에도 성공했다.
양 팀은 18일 각각 울산(성남), 경남(포항)과 K리그 경기를 갖고 정규리그 순위 향상에 도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