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성기노출...강렬하고 정확한 표현이었다"

by김용운 기자
2009.04.24 18:14:55

▲ 송강호(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강렬하면서도 정확한 표현이었다"

송강호가 24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박쥐' 언론시사회에서 영화 속 성기노출 장면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송강호는 "촬영 전 작품 이야기를 하면서 박찬욱 감독과 고민을 많이 했던 장면이었고 꼭 필요했다"며 "그 장면에서 말하고자 했던 가장 강렬하면서도 정확한 표현이었기에 박 감독과 이견이 없이 촬영을 마쳤다"고 말했다.

영화 '박쥐'는 뱀파이어가 된 신부 상현(송강호 분)이 친구의 아내 태주(김옥빈 분)와 치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담은 작품.



24일 뜨거운 관심 속에 베일을 벗은 '박쥐'는 극중 상현이 자신을 교주처럼 떠받드는 광신도 중 한 여성을 성폭행하려는 장면에서 송강호의 성기가 노출되는 신이 그대로 담겨 충격을 안겼다.   

송강호는 "성기노출 장면을 일종의 순교적 행위라 생각했다"며 "상현이 가장 치욕적이고 수치스러운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잘못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치유하고, 또한 종말을 향해 치닫는 상현의 모습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영화에서 남자 배우의 성기노출은 양윤호 감독의 '유리'에서 시도된 바 있다. 당시 파계승 역을 맡은 박신양이 성기를 노출했지만 이는 롱테이크로 잡혀 '박쥐'에서처럼 노골적이지 않은 차이가 있다.

박찬욱 감독은 "가톨릭 신부가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신앙의 기로에 놓일 것인가?'라는 설정에서 '박쥐'의 구상이 시작됐다"며 "어떤 선택을 해도 나쁠 수 밖에 없는 딜레마같은 상황에 놓인 신부를 그리려다 흡혈귀 이야기를 떠올리게 됐고 감추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자연스럽게 성기노출 장면이 담기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본선에 진출한 '박쥐'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오는 30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