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 물결로 파도치는 잠실… 방탄·아미 "저희 11주년 됐어요" [르포]

by이민하 기자
2024.06.13 16:00:47

13일 BTS 데뷔 11주년 기념 '2024 페스타'
초여름 날씨에도… 전 세계 인파로 인산인해
포토이즘·업사이클링 파츠 제작 등 열띤 호응
'만기 전역' 진, 팬 1000명과 허그회 등도 눈길

방탄소년단 ‘2024 페스타’ 현장 모습(사진=AFP)
[이데일리 스타in 이민하 인턴기자] “매년 페스타를 즐기러 한국에 오는 것이 가장 큰 행복입니다.”(일본인 여성 미츠다씨)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1주년 기념행사 ‘2024 페스타’(2024 FESTA)가 열린 13일 서울 송파구 서울종합운동장 일대가 보라색 물결로 파도쳤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들이 보라색 의상, 아이템 등을 착용하고 한자리에 모여서다. 페스타를 즐기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일본인 팬부터 연차를 내고 당일 아침 부산에서 KTX를 타고 올라온 직장인, 아이 손을 잡고 나들이겸 방문한 모녀팬까지 다채로웠다.

방탄소년단 ‘2024 페스타’ 현장 모습(사진=AFP)
행사가 진행되는 서울종합운동장 인근에 위치한 2·9호선 종합운동장역에는 열차가 승강장에 도착할 때마다 보라색 인파들이 쏟아져 나와 존재감을 과시했다. 행사장 주변 펜스에는 보라색 줄이 길게 늘어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장관을 이뤘다. 보라색은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ARMY)의 상징색이다. 이들은 보라색 패션 아이템을 하나씩 착용해 자신이 ‘아미’임을 표현했다. 피부색, 언어, 국적 모두 다르지만 ‘보라색’을 입은 순간 이들은 모두 자랑스러운 ‘아미’다.

‘아미’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인 이들은 서로의 국적과 이름을 물으며 금세 친구가 됐다. 미국에서 온 애슐리, 에이미 자매는 줄을 서다 뒤에 서 있던 프랑스 팬들과 친해져 오늘 저녁 멤버 진이 자주 간다는 고깃집에 동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애슐리는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에 왔는데 대부분의 일정을 함께하기로 했다”며 “쓰는 언어는 다르지만, BTS 얘기를 하다 보니 금세 친해졌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2024 페스타’ 현장(사진=빅히트 뮤직)
30도가 넘는 초여름 더위 속에서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었지만 팬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싱가포르에서 온 샤히다 씨가 쓰고 있던 보라색 히잡도 땀에 젖어 있었다. 덥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BTS가 데뷔할 때부터 좋아했다”며 “데뷔 11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까지 온 만큼 더위는 중요하지 않다”며 찬란한 미소를 보여줬다. 데뷔 때부터 방탄소년단의 팬이었다는 사스키 씨는 “방탄소년단과 아미는 베스트 프렌드”라며 “저희 11주년 됐다”고 유창한 한국어로 자랑하듯 말했다.

성숙한 팬덤 문화를 자랑하는 아미답게 질서정연한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장 주변에는 수천, 수만명의 팬들이 몰려 극도로 혼잡한 상황이었지만 차례대로 줄을 서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부산에서 왔다는 30대 여성 김미연 씨는 “질서하면 아미”라면서 “페스타 행사가 잘 마칠 수 있도록 질서정연하게 행사를 즐길 것”이라고 약속했다.

‘뽑아라 방탄’ 프로그램에서 나온 ‘DNA’ 노랫말(사진=이민하 인턴기자)
‘업사이클링 파츠 만들기’ 체험 모습(사진=이민하 인턴기자)
‘2024 페스타’가 열리는 잠실 서울종합운동장 일대에는 아미들의 팬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펼쳐졌다. ‘뽑아라 방탄’ 프로그램에서는 뽑기 머신을 통해 방탄소년단 가사 중 일부를 뽑아볼 수 있다. ‘업사이클링 파츠 만들기’ 프로그램에서는 플라스틱 병뚜껑을 재활용해 방탄소년단 로고가 찍힌 파츠를 직접 만들어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다. 이 외에도 ‘2024 페스타’ 프레임을 활용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이즘 부스가 설치돼 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오후에는 전날(12일) 제대한 방탄소년단 멤버 진이 팬들과 교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특별 프로그램 ‘2024년 6월 13일의 석진, 날씨 맑음’은 1부, 2부로 구성됐다. 비공개 행사인 1부에서 진은 사전 당첨된 1000명의 팬들을 대상으로 프리허그를 진행한다. 이와 관련해 진은 전날 소통 플랫폼 위버스의 라이브에서 “프리허그는 내가 낸 아이디어였다, 회사에서는 만류했지만, 군복무를 기다려준 팬들을 직접 안아주고 싶어 한 달 동안 회사를 설득해 성사했다”며 “원래 3000명 프리허그를 하고 싶었는데 안전상의 문제로 1000명으로 줄어 아쉽다”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