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 소방수로 돌아온 '그라운드 여우' 윤정환 감독..."목표는 잔류"
by이석무 기자
2023.06.19 16:13:20
| 강원FC 지휘봉을 잡은 윤정환 감독. 사진=강원F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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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현역 시절 한국 축구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이름을 떨쳤던 ‘그라운드의 여우’ 윤정환(50)이 강원FC 사령탑으로 7년 만에 K리그에 돌아왔다. 윤정환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최용수 전 감독의 후임으로 지난 15일 강원FC 사령탑에 취임했다.
윤정환 감독은 선수로서뿐만 아니라 지도자로서도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K리그 울산 현대 감독을 거쳐 J리그, 태국 무대에서 지도자로 활동했다.
2012년 J리그 사간도스 감독 시절 팀을 사상 처음으로 1부리그에 승격시키면서 주목받은 윤정환 감독은 세레소 오사카를 2017년 J리그컵과 일본 FA컵 우승, 2018년 J리그 슈퍼컵 우승으로 이끌면서 지도자 경력의 정점을 찍었다.
K리그 팀을 맡은 것은 2016년 울산현대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7년 만이다. 상황은 녹록치 않다. 강원은 올 시즌 개막 후 18경기에서 2승6무10패 승점 12점에 머물러있다. 최하위 수원 삼성(2승 3무 13패 승점 9) 바로 위인 11위다. 최근 8경기에서 2무 6패에 허덕이고 있다. 지금 같은 부진이 계속된다면 1부리그 잔류 조차 장담할 수 없다.
그런 상황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윤정환 감독은 활짝 웃지 못했다. 그는 “목표는 잔류다. 선수들의 떨어진 자신감을 다시 올리는 게 먼저다”면서 “팀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해 나갈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강등 플레이오프는 피할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감독직을 맡게 된 과정 자체가 워낙 순식간이었다. 윤정환 감독은 올해 초부터 K리그 홍보대사를 맡으면서 해설자로도 활동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18라운드 강원이 전북현대에 1-2로 역전패한 날 밤늦게 다급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였다. 최용수 전 감독의 사퇴가 결정되고 나서 윤정환 감독에게 ‘SOS’를 친 것이었다.
윤정환 감독은 “갑작스레 결정이 나 아직 정신이 없다”면서도 “K리그가 기술적으로 훨씬 발전한 만큼 순간 집중력 싸움에서 찬스를 잘 잡아 결과를 가져와여 한다”고 강조했다.
그전까지 강원FC는 ‘수비의 팀’이었다. 반면 윤정환 감독은 공격과 압박을 강조했다. 그는 “5백에서는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하게 되는데 역습도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스트라이커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크로스와 슈팅도 나올 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처음부터 물러서는 수비를 할 생각이 없다”며 “공격할 때는 리스크를 가지더라도 앞으로 나가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다 같이 압박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며 “집중력과 자신감을 회복하고 운동장에서 의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상대가 무서워하는 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정환 감독은 U-20 월드컵에서 브론즈볼을 수상하면서 일약 스타로 떠오른 이승원(20)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물을 만났는데 노를 저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여러분이 이승원에 대해 기대하는 만큼 나도 기대하고 있다, K리그의 볼 스피드나 몸싸움 등에 빨리 적응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K리그는 다른 무대와 정말 다르다. 데뷔 경기에서는 우선 많이 부딪쳐 보며 K리그 무대를 느껴봤으면 좋겠다”며 “요즘 잘 나가다 보니 스케줄이 빡빡한데 운동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그걸 이겨내는 것도 대표선수”라고 조언했다.
새 외국인 선수 영입 계획에 대해서는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공격수와 수비수를 찾고 있다”면서 “실제 영입을 하고 팀에 합류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전까지는 기존 선수로 잘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