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 더비’ 서울-안양, 뜨거운 열기 예고... 3만 5천 넘어 4만 향해

by허윤수 기자
2025.02.21 17:32:32

오는 23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격돌
'연고 더비'로 얽힌 서울-안양의 첫 리그 맞대결
경기 하루 전 3만 5천 석 예매... 안양 원정석도 5천 장 팔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리그에서 처음 성사되는 FC서울과 FC안양의 ‘연고 더비’가 뜨거운 열기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의 홈 개막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안양 팬의 모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양 팀은 22일 오후 4시 30분 서울의 안방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2라운드에서 격돌한다.

서울 관계자에 따르면 맞대결을 하루 앞둔 21일 오후 4시 기준 3만 5000여 석이 예매됐다. 이중 안양 원정석은 약 5000석이 팔렸다. 서울 관계자는 4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3월 10일 서울은 인천유나이티드와의 홈 개막전에서 ‘린가드 효과’에 힘입어 5만 1670명의 관중을 끌어모았다. K리그1 역대 홈 개막전 최다 관중 기록이다.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이번 경기 관중 수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 올 시즌 K리그1은 역대 가장 빠르게 개막했다. 그만큼 추위와 함께하지만 4만 명에 가까운 팬들이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가장 큰 배경은 단연 FC서울과 FC안양을 둘러싼 연고지 문제다. FC서울은 1983년 창단한 럭키 금성을 전신으로 한다. 이후 1990년 연고지 정책이 시행되며 럭키금성은 서울에 자리 잡았다. 1991년부터는 LG치타스로 이름을 바꿨고 1995년엔 서울 공동화 정책에 따라 1996년부터 안양에 안방을 뒀다.

8년간 안양에 있던 안양LG는 2004년 다시 서울로 연고를 옮겼다. 이에 안양 팬들은 시위까지 하는 등 격하게 반발했다. 이후 안양 팬들은 시민구단 창단에 나섰고 2013년 그렇게 FC안양이 탄생했다.

그동안 서울은 K리그1, 안양은 K리그2에 속하며 리그 맞대결을 펼칠 기회는 없었다. 2017년 4월에는 대한축구협회(FA)컵(현 코리아컵)에서만 한 차례 만나 서울이 2-0으로 이겼다. 그러다 지난해 안양이 K리그2에서 우승하면서 1부리그로 승격했고 올 시즌 정기적인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김기동 서울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유병훈 안양 감독과 이창용.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양 팀의 신경전은 FC안양의 승격이 확정된 순간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2일 FC서울 김기동 감독은 FC안양과 더비가 성사됐다는 말에 “갖다붙이면 다 라이벌인 거 같아서 신경 안 쓴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13일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는 양 팀 사령탑이 제대로 한 판 붙었다. FC안양 유병훈 감독은 “2004년 2월 2일 안양LG가 서울로 연고 이전하며 시민과 팬들의 아픔과 분노를 자아냈고 2013년 2월 2일 (시민구단으로) 창단해 K리그2에 참가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1년 만인 2024년 승격을 이뤄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그러자 김기동 감독이 “다른 부분은 잘 모르겠으나 연고 이전이 아닌 연고 복귀로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며 “이런 건 감독들이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잘 정리한 뒤 어떻게 진행됐는지 밝히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기성용(서울).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안양.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번 ‘연고 더비’를 더 기대하게 한 건 1라운드 결과도 한몫했다. 더비로 묶였으나 FC서울과 FC안양의 체급 차이는 확실해 보였다. 서울이 기존 린가드, 기성용에 김진수, 정승원 등을 영입하며 우승 후보로 평가되자 승격팀 안양과의 무게감은 더 진해졌다.

그렇게 1라운드 뚜껑이 열리자,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FC서울이 제주SK 원정에서 0-2로 패한 사이 FC안양은 디펜딩 챔피언 울산HD를 1-0으로 잡아냈다. 안양이 경쟁력을 보이면서 이번 ‘연고 더비’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