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홈런쇼, 영양가는 타점 그 이상
by정철우 기자
2014.09.20 18:16:16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빅 보이’ 이대호(32.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진짜 이대호로 돌아왔다. 이번 주에만 3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4번타자 몫을 다해내고 있다.
이대호는 16일과 17일 오릭스 버팔로스전서 두 경기 연속 3타점을 기록하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단순히 잘 한 것만이 아니라 꼭 필요한 순간에 홈런을 쳤다.
16일엔 3번 우치가와를 걸러 1,2루를 만든 상황에서 쐐기 스리런 홈런을 쳤다. 오릭스가 던진 마지막 승부수를 깨트려버린 것. 오릭스는 이후 5이닝서 무기력한 경기 끝에 패했다.
17일엔 오릭스 뿐 아니라 일본을 대표하는 에이스 가네코로부터 동점 투런 홈런을 뽑았다. 소프트뱅크는 0-2로 뒤진 4회, 선두타자 나카무라가 볼넷으로 출루하자 희생 번트로 2루까지 보냈다. 1점이라도 바로 따라가겠다는 독한 의지. 3번 우치가와는 유격수 땅볼로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이대호가 해결사가 되어 주었다.
이대호는 마지막 타석에서도 적시타로 타점을 더하며 완투를 노리던 가네코를 끝내 강판시키는데도 힘을 더했다.
20일에도 천금같은 홈런을 쳤다.
세이부돔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즈와 원정 경기서 1-0으로 앞선 1회 2사 1루서 세이부 선발 오카모토로부터 좌월 투런 홈런을 쳤다. 지난 17일 오릭스전 이후 사흘만에 다시 가동한 홈런포. 멀티 타점을 올리며 4번 타자로서 역할에 충실했다.
초구 몸쪽 역회전 볼(141km)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소프트뱅크는 이대호의 홈런을 앞세워 3-0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할 수 있었다.
최근 팀 장타력이 크게 떨어지며 득점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프트뱅크다. 오릭스와 선두 경쟁에서도 좀처럼 앞서나갈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대호가 4번 본능을 되찾았다는 건 반갑기 그지 없는 일이다.
최근 3개의 홈런이 쐐기포와 동점포, 선제포 등으로 순도가 매우 높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남은 시즌 우승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까지 기대하게 하는 상황. 찬스에 약하다는 편견을 깰 수 있는 최고의 찬스를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이대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