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 스톤·로다주, 오스카 아시안 패싱 논란…"양자경·키 호이 콴 무시"

by김보영 기자
2024.03.11 16:25:46

전년도 수상자 양자경·키 호이 콴 외면?…누리꾼 시끌
엠마 스톤 여우주연상·로다주 남우조연상 수상

(사진=로이터)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엠마 스톤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동양인 배우 시상자들을 대상으로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엠마 스톤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1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각각 ‘가여운 것들’(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과 ‘오펜하이머’(감독 크리스토퍼 놀란)로 여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엠마 스톤의 여우주연상은 2017년 ‘라라랜드’ 이후 이번이 두 번째이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오스카 수상은 이번이 생애 처음이다. 이들의 열연은 ‘가여운 것들’과 ‘오펜하이머’를 걸작으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었기에 수상에는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수상하는 순간 일부 시상자들에게 보인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엠마 스톤과 로버트 주니어가 전년도 수상자 자격으로 올해 시상자로 참석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양자경과 키 호이 콴을 무시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전년도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양자경은 올해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된 엠마 스톤에게 트로피를 건네기 위에 서 있었다. 하지만 엠마 스톤은 이를 무시한 듯 양자경을 그대로 지나쳤고, 양자경 손에 들려있던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평소 자신의 절친인 제니퍼 로렌스에게 받을 수 있게 방향을 틀었다. 결국 엠마 스톤은 제니퍼 로렌스에게 트로피를 받았고, 트로피를 받은 이후 양자경과 제대로 된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전년도 남우조연상 수상자인 키 호이 콴을 무시했다는 지적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역시 수상자로 호명된 후 키 호이 콴을 쳐다보지 않은 채 한 손으로 트로피를 받았다. 또 팀 로빈스, 샘 록웰 등 다른 년도 수상자들과는 악수하고 인사를 나눈 반면 키 호이 콴과는 악수조차 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이같은 장면이 공개되자 SNS상에서는 백인 배우들의 노골적인 ‘아시안 패싱’이 아니냐며 인종 차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전년도와 다른 올해의 주·조연상 수상 풍경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그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전년도 수상자가 이듬해 시상자로 나서 후보를 소개한 뒤 수상자에게 트로피를 건네는 방식이 관행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전년도 수상자를 비롯해 그 이전에 해당 부문 상을 받았던 수상자 여러 명이 무대 위에 올라 후보를 한 명 씩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교롭게도 전년도에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동양인인 양자경, 키 호이 콴이 나란히 수상한 바, 올해 갑자기 수상 후보 호명 및 수상 방식이 바뀐 것부터 인종차별의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