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62명 중 참석은 10여명'...취지 무색해진 경기단체 간담회

by이석무 기자
2020.09.17 18:16:55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17일 서울 용산구 문체부 스마트워크센터 회의실에서 종목단체장과 간담회를 갖고 체육계 인권보호 방안과 체육계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최윤희 제2차관이 경기종목 단체장들을 불러 직접 목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대다수 경기단체장들이 불참하면서 맥빠진 간담회가 되고 말았다.

최윤희 제2차관은 17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문체부 스마트워크센터 회의실에서 경기종목 단체장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대한체육회 소속 62개 종목단체 가운데 참석한 회장은 대한민국농구협회, 대한바이애슬론연맹 등 10명 남짓이었다. 참석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관심을 모았던 최태원 대한핸드볼협회장,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은 모두 불참했다.

당초 문체부는 62명의 단체장을 세 그룹으로 나눠 14, 15, 17일에 간담회를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전협의 없이 일주일전에 일방적으로 통보가 이뤄져 논란을 빚었다. 게다가 대리참석을 허락하지 않고 회장 본인의 참석만 인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경가단체의 반발을 샀다..

결국 문체부는 기존 일정을 취소하고 이날 하루만 간담회를 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대규모 불참사태를 막지 못했다. 경기단체장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듣고 소통하겠다는 당초 취지는 무색해졌다.

한 경기단체 관계자는 “간담회 일정이 너무 촉박하게 결정되다보니 회장님이 어쩔 수 없이 불참할 수밖에 없었다”며 “다음에는 여유있게 일정을 잡고 사전 협의를 한 뒤 간담회를 진행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미 경기단체 부회장들과 간담회는 진행했기 때문에 회장들의 참석을 요청한 것”이라며 “좋은 취지로 간담회를 추진했는데 논란이 돼 아쉽디”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선 지난 8월 5일 출범한 스포츠윤리센터의 기능과 역할, 체육계 인권침해를 예방하기 위해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 내용을 포함한 스포츠인권 보호 강화 방안을 소개하고 체육계 현안 등에 대한 경기 단체의 의견을 수렴했다.

최윤희 차관은 “고(故) 최숙현 선수의 비극이 재발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체육계 인권보호 제도와 인식을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며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현장에서 실행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만큼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단체장들이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경기단체 회장들은 스포츠윤리센터와 체육계 현장과의 소통, 인권교육 강화, 체육지도자에 대한 처우개선,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의 선순환 정책 강화 필요 등을 건의했다.

최윤희 차관은 “건의사항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며 “지난달에도 경기단체 부회장 등 임원들과 만나 체육계 인권보호 정책 등을 논의했듯이 앞으로도 현장과 계속 소통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