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가드' 주희정, 20년간 정든 코트 떠난다

by이석무 기자
2017.05.16 12:11:33

20년간 프로농구 코트를 누볐던 주희정.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서울 삼성의 베테랑 가드 주희정(39)이 정든 코트를 떠난다.

삼성 구단은 “주희정이 현역 선수 생활을 마치기로 했다”고 16일 공식 발표했다.

주희정은 고려대를 중퇴 후 연습생 신분으로 1997년 원주 나래 블루버드에 입단했다. 1997~98시즌부터 2016~17시즌까지 총 20시즌동안 KBL 정규시즌 1029경기에 출전했다. 20년을 뛰면서 총 1044경기 중 단 15경기만 결장했다 출전률로 환산하면 98.8%다.

경기 출전 기록만큼 다양한 업적을 자랑한다. 정규리그 기준 최다 어시스트(5381개), 최다스틸(1505개), 국내선수 트리플 더블 최다기록(8회), 3점슛 성공갯수 2위(1152개), 리바운드 5위(3439개), 득점 5위(8,564점)에 이름을 올렸다.

수상경력 또한 화려했다. 1997~98시즌 KBL 첫 신인왕 수상을 시작으로 정규리그 MVP, 플레이오프 MVP, BEST 5 4회, 수비 5걸상 2회, 우수후보 선수상 1회, 모범선수상 2회를 수상했다.

2008~09시즌에는 KT&G(현 인삼공사)가 정규시즌 7위로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음에도 정규시즌 MVP에 오르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오랜 기간 활동하며 따라다닌 별명 또한 다양했다. 외모 때문에 ‘너구리’라는 다소 평범한 별명부터 2000년대 초 삼성에서는 ‘테크노 가드’로 불렸다.

올-어라운드 플레이 스타일과 트리플더블 최다기록에 힘입어 2000년대 중반에는 ‘주키드’(주희정+제이슨 키드)라는 별명을 얻었다. 득점력이 만개한 2008-2009시즌에는 ‘주내쉬’(주희정+스티브 내쉬) 라는 별명도 추가됐다. 2015년 삼성으로 복귀한 후에는 후배들을 다독이며 ‘아재가드’라는 친근한 별명까지 더했다.

주희정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해 온 농구선수를 마감했다는 것이 아직 실감나진 않는다. 선수 생활을 건강하게 마친 것에 대해서 KBL 팬들, KBL 구단 관계자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KBL에 입성할 수 있게 도와주신 최명룡 감독님을 비롯해 김동광, 유도훈, 김진, 문경은, 이상민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 누구보다도 힘들때마다 나를 잘 잡아준 아내와 아이 넷을 잘 돌봐주신 장모님께 고맙고, 또 고맙다. 어려서부터 단둘이 함께 지내왔던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도 많이 난다”고 덧붙였다.

주희정은 “1000경기 넘게 뛰어오면서 겪었던 나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후배들에게 전수해줄 수 있도록 지도자 공부도 열심히 하는 꾸준한 주희정이 되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도 전했다.

주희정은 18일 오전 11시 KBL센터 5층 교육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갖는다. 은퇴 후에는 구단과 협의해 지도자 연수도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