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 "BIFF 자율성 부정하면 올해는 보이콧"

by박미애 기자
2016.03.21 12:33:55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부산시가 영화제의 자율성을 계속 부정한다면 영화인들은 올 해 부산국제영화제 참가를 전면 거부할 것이다.”

영화인들이 영화제 보이콧 의사를 표명하며 부산국제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서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 이은 영화제작가협회장, 채윤희 여성영화인모임 대표, 정윤철 감독, 방은진 감독, 고영재 독립영화협회 이사장,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 안병호 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안영진 프로듀서조합 대표가 참석했다.

비대위는 “부산시가 예산 지원을 이유로 계속 영화제를 자신들의 전유물로 여긴 채 부산시를 누구보다 사랑하며 수많은 한국 영화들을 부산에서 촬영해온 영화인들의 중재노력을 오히려 외부 불순 세력의 개입이라고 모욕한다면 더 이상 부산국제영화제에 발을 디딜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모든 영화인들은 각 단체별로 총의를 거쳐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의 참석을 거부하는 보이콧을 강력히 결의할 것이다”며 “부디 영화인들이 마지막 애정을 쥐어짜 보내는 엄중한 경고와 최후통첩을 귀담아 듣기 바란다”고 전했다.



비대위는 부산시에 다음의 요구 조건을 내걸었다. △서병수 부산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를 즉각 실행하고 부산국제영화제의 자율성, 독립성을 보장하는 정관 개정에 전향적 자세로 나설 것. △부산국제영화제 신규 위촉 자문위원 68명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철회하고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부당한 간섭을 중단할 것,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 총회 의결 없는 집행위원장 해촉 등 영화제를 훼손한 일련의 잘못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이다.

비대위는 “이상의 문제에 있어 부산시가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올해 부산국제영화에서 영화인들을 볼 수는 없는 것이다”고 전했다. 이춘연 이사장은 “영화인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버리는 것이 아니다. 더 발전시키고 싶다고 호소하는 것이다”며 “최악의 경우가 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부산시와 영화인들 간 갈등은 2014년 19회 부산국제영화제 때 ‘다이빙벨’을 상영하면서다. ‘다이빙벨’ 상영 이후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은 사퇴를 압박받고, 지난해 영화제 지원금은 절반가량 삭감됐다. 이어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은 지원금 부실 집행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부산시는 지난 달 25일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정기총회에서 정관 개정 및 이용관 집행위원장 연임 등을 위한 자문위원들의 임시총회 요청을 거부했다. 부산시는 이후 신규로 위촉된 자문위원 68명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법원에 자문위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