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넥센 감독 "조상우 선발...마무리는 김세현(김영민)"

by이석무 기자
2016.01.06 13:08:54

염경엽 넥센 감독. 사진=넥센 히어로즈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이 올시즌 투수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했다. ‘필승계투’ 조상우를 선발로 돌리고 대신 김세현(개명전 김영민)을 마무리로 기용하기로 했다.

염 감독은 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가진 2016년 구단 시무식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염 감독은 “한현희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모든 계획이 원점으로 돌아갔다”며 “조상우는 구종을 더 장착하고 시간을 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선발 전환이 빨라졌다. 조상우가 어떻게 하느냐가 투수 쪽의 키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병호가 떠난 4번타자는 외국인타자에게 맡길 생각이다”며 “타선에 빠른 타자들을 많이 기용하겠다. 4명 이상 빠른 주자가 배치되도록 타순을 짤 것이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염경엽 감독과의 일문일답.

-올해 투수 운영은 어떻게 가져갈 생각인가.

▲마무리는 김세현(개명전 김영민)으로 간다. 조상우는 선발로 쓰겠다. 한현희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모든 계획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마무리 훈련때 계획은 한현희가 홀드왕, 조상우가 세이브왕이었다. 그런데 한현희가 수술을 받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선수의 마음을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조금만 아프면 자빠지는게 선수의 특성이다. 본인이 원하는걸 해주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선발은 용병 2명에 양훈, 조상우를 생각하고 있다. 5선발은 비워둘 생각이다. 김세현까지 선발로 들어가면 다른 선수들이 다 죽을 것 같았다. 마무리로서 적합한 구위를 갖고 있다. 마무리는 150km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세현 앞에는 누굴 셋업맨으로 세울 생각인가.

▲원래 이보근을 선발로 생각했는데 셋업맨으로 마음을 바꿨다. 2이닝 던질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다. 군대 제대하고 나서 1년 동안 준비를 잘했다. 마무리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5선발 후보는 박주현, 김상수, 하영민, 금민철 등이다. 2군에서 성장하는 선수들을 위해서 5선발 자리를 비워둘 생각이다. 선발에서 밀리는 선수는 롱릴리프로 빠질 것 같다. 중간은 언더핸드로 마정길, 김대우 왼쪽은 오재영, 김택형, 오른쪽은 이보근 등이 있다. 선발에서 처진 김정훈이 갈 수도 있다.

-김세현은 마무리를 해본 적이 없다. 계획대로 안될 경우 대안이 있나.

▲내 머릿 속에 있지만 지금 그걸 얘길하면 김세현에게 안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다. 김세현으로 끝나길 바란다. 어느 정도까지는 밀어붙일 것이다. 몇 번 블론했다고 해서 바꾸면 선수가 클 수 없다. 누가 해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팀의 미래를 봐선 김세현이 맡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욕을 먹더라도 밀어붙일 생각이다.

-박병호가 떠난 4번타자는 누가 맡나.



▲외국인타자가 맡을 것이다. 국내 타자 가운데는 마땅한 선수가 없다. 어설프게 갖다놨다가 오히려 선수가 더 힘들 수 있다. 한 시즌 치르면서 국내 4번타자 빨리 만드는게 목표다. 이택근은 양보해서 좌익수로 이동할 것이다. 센터는 임병욱에게 맡길 것이다. 젊은 선수가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고척돔은 외야펜스가 높고 펜스를 맞고 나와 흐르는 공이 많다. 센터가 부지런히 움직여야 3루타를 막을 수 있다. 이택근이 맡기에 부담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유한준, 강정호, 박병호가 빠진 자리는 득점을 늘리기 보다는 실점을 줄이는 방향으로 메울 것이다. 목표 수치는 110점 줄이는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목표를 크게 잡아야 50~60점이라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전 선수에게 그린라이트를 줄 생각이다. 스스로 느껴야 어떻게 뛸 지 알 수 있다. 뛰는 방법은 캠프 때 교육 시킬 생각이다.

-임병욱을 주전 센터로 낙점한 이유가 있나.

▲센터 포지션은 여러가지 갖춰야 한다. 어깨, 주력 면에서 임병욱의 발전 가능성이 더 높다. 특히 어깨에 강점이 있다. 이택근은 체력안배가 필요하다. 지명타자는 고정 주전이 없다. 50경기 이상 많게는 80경기까지 로테이션 시킬 생각이다.

-외국인타자 대니 돈은 어떻게 기용할 것인가.

▲라이트를 시킬 생각이다. 레프트, 1루 수비도 가능하다. 우익수와 1루수를 같이 연습하겠지만 1루를 많이 시키진 않을 것이다. 많이 봐야 20경기 정도 될 것이다. 준비는 시킬 것이다. 센터 쪽은 유재신에게도 기회를 줄 것이다. 왼쪽투수 나오면 유재신을 기용할 생각이다. 타선에 빠른 타자들을 많이 기용하겠다. 4명 이상 빠른 주자가 배치되도록 타순을 짤 것이다.

-시즌 준비하면서 머리가 많이 아팠을 것 같다.

▲한현희가 이탈하면서 가장 머리가 아팠다. 보통은 마무리 훈련하면서 40명 엔트리를 짜고 보직을 정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현희의 수술이 결정되면서 모두 백지화됐다. 조상우는 구종을 더 장착하고 시간을 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선발 전환이 빨라졌다. 조상우가 어떻게 하느냐가 투수 쪽의 키다. 조상우는 언젠가 선발로 가야 할 선수였다. 한현희는 중간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큰 선수다. 앞으로도 언더핸드가 리그 탑 선발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언더핸드 가운데 탑 선발감은 우규민 정도다. 우규민은 완벽한 제구력과 체인지업을 가지고 있다. 좋은 공 가지고 있으면서도 리그 탑 선발은 아니지 않나. 한현희는 중간에서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선수인데 선발로 중간 정도하는건 아까운 일이다. 선발로 30등 하는거 보다 셋업으로 1. 2등하며서 야구 인생 미치는 것도 성공의 길이다. 선발과 구원이 FA 몸값의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고 똑같이 인정받고 있다.

-퓨처스 선수들을 책임질 외국인 코칭스태프와 대화를 나눠봤나.

▲아니다. 미국에 가서 커뮤니케이션을 할 생각이다. 구단이 방향을 그렇게 잡았으니 그렇게 감독이 맞추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염경엽 감독이 주루코치 시절이던 2012년 넥센이 179도루로 전체 1위를 한 바 있다. 그때 기록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1년 만에 뛰어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수치는 특별함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하다. 일단 3위 안에 드는게 목표다. 1년 1년 지나다보면 팀컬러가 자리 잡을 것이다. 단계의 시작점이라 생각한다.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면서 가는 것이다. 하루 아침에 팀이 바뀌는 것은 쉽지 않다 감독을 하면서 3년 동안 캠프 때 목표 설정한 것이 40% 이상 된 적이 없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이라 하면 할수록 힘든 것 같다. 머리에 든 건 많은데 실천하도록 만드는 것은 힘들다는 것을 느끼면서 배우고 있다. 그래도 3년 전에 비해 목표의식, 계획을 갖고 자기 야구를 만들어가는 것은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어떤 야구를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있다. 분명 팀에 비전이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