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차트 1위' 박진영 검찰 조사까지 언급 '왜?'
by김은구 기자
2018.07.18 16:58:55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이 ‘음원순위 조작’ 의혹을 언급하며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우선 조사에 이어 검찰 조사 의뢰 계획까지 언급했다. 최근 음원순위 조작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피해자가 박진영이 수장으로 있는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였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박진영은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정한 경쟁과 평가는 어느 분야가 발전하는데 초석이 된다”며 “최근 음원순위 조작에 관한 의혹들이 제기되어 의혹을 제기하는 분들과 또 의혹을 받는 분들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썼다. 이어 “이미 유관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에 조사를 의뢰한 회사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저희 또한 업계의 여러 회사들과 이 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마치고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에 우선 조사를 의뢰하고 추가 결과에 따라 검찰에도 이 문제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17일 EDM DJ 숀이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의 실시간차트 1위에 올랐다. 숀은 지난 6월 27일 발매한 ‘웨이 백 홈’으로 차트 최상위권을 장악하고 선두 경쟁을 하고 있던 아이돌 그룹들을 모두 제쳤다. 차트는 트와이스가 ‘댄스 더 나잇 어웨이’로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블랙핑크의 ‘뚜두뚜두’, 에이핑크 ‘1도 없어’ 등이 트와이스를 추격했고 인기와 실력을 겸비한 마마무와 세븐틴도 컴백을 했다. 아이돌 그룹들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던 상황에서 정상의 주인은 톱10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숀이었다. 자연스럽게 트와이스는 2위로 순위가 밀렸다.
숀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사재기 의혹을 부인했다. 숀은 “뮤지션의 한 사람으로서 열심히 곡 작업을 했을 뿐 차트 1위의 전략과 경로까지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페이스북을 통한 마케팅이 주효했다고 들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숀 소속사 디씨톰엔터테인먼트 측은 18일 “숀에게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일부 네티즌이 상습적인 악성 게시물과 댓글에 대한 자료 수집을 마친 상태이며, 금일 모니터링 자료를 취합해 서울강남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모욕 및 명예훼손에 따른 형사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이번 숀의 사례를 비롯해 JYP엔터테인먼트가 음원순위 조작의 타겟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앞서 닐로의 ‘지나오다’가 멜론 차트 1위에 올랐을 때도 트와이스가 ‘왓 이스 러브?’로 1위를 차지하고 있을 때였기 때문이다. 한 네티즌은 이 같은 주장을 펼치며 당시 차트에서 사재기 등을 의심할 만한 이상 징후가 감지됐다고 멜론 차트를 근거로 제시했다. 인기 아이돌 그룹은 물론 아이유 등 음원 강자들도 새벽시간대에는 이용량이 떨어지게 마련인데 닐로와 숀의 경우 같은 시간대 이용량이 급증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2016년 어반자카파가 ‘널 사랑하지 않아’로 1위를 차지했을 당시 기존 1위는 트와이스 ‘치어 업’, 스탠딩에그 ‘여름밤에 우린’은 역시 JYP 소속인 원더걸스 ‘와이 소 론리’를 끌어내리고 1위에 올랐다는 것도 JYP가 타깃이 됐다는 주장의 근거로 제시됐다. 2015년 박진영이 JTBC 뉴스룸에서 음원 사재기 업자의 연락을 받았다며 음원 사재기가 실제 존재한다고 폭로한 게 원인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사재기 업자들이 해당 가수들이나 소속사에서 의뢰를 받지 않았어도 차트에서 JYP 음원과 경쟁할 만한 순위에 올라있으면 순위 조작을 해줄 수 있다는 가설도 가능하다.
멜론 측에서는 숀의 차트 1위 그래프와 관련해 ‘이상 징후’라고 볼 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해석했다. 멜론 관계자는 “유튜브, 방송 등으로 역주행을 하는 음원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바이럴 마케팅의 타깃 시간이 0~1시라면 해당 시간대에 음원 사용량이 증가할 수도 있다”며 “그래프가 이례적인 추이를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사재기나 어뷰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의혹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팬덤이 작다고 해서 차트 1위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팬덤 많은 아티스트를 차트에서 제쳤다고 모두 어뷰징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