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생애 첫 태극마크’ 울산 주민규, “소식과 무관하게 경기 집중할 것”

by허윤수 기자
2024.03.11 16:21:02

주민규, 생애 첫 태극마크... 태국과 2연전 출격
최근 K리그서 3시즌 동안 107경기 56골
황선홍 "50골 이상 넣은 선수, 더 설명 필요 없다"

울산HD 주민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게 된 울산HD의 주민규가 다가오는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은 오는 12일 오후 7시 울산 문구축구경기장에서 전북현대를 상대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을 치른다. 지난 1차전에서는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경기에 앞서 주민규에겐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염원하던 대표팀에 발탁된 것. 황선홍 대표팀 임시 감독은 11일 오전 축구회관에서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3·4차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주민규도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했다.

주민규는 제주유나이티드 소속 2021년 리그 34경기에서 22골 1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1 득점왕에 올랐다. 이듬해에도 37경기 17골 7도움을 기록했다. 득점왕을 받은 조규성(미트윌란)과 득점수가 같았으나 동률 시 경기 수가 적은 기록을 우선한다는 규정에 따라 득점왕 2연패가 불발됐다.

지난 시즌 울산으로 이적한 뒤에도 변함없는 득점력을 자랑하며 17골로 득점왕 타이틀을 탈환했다.

주민규는 최근 3년간 107경기에서 56골을 넣었다.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리그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엔 항상 주민규의 이름이 있었다.



울산HD 주민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자연스레 주민규를 대표팀에 뽑아야 한다는 여론이 나왔다. 하지만 파울루 벤투,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스타일과 부합하지 않는 이유로 선발되지 않았다. 1990년생으로 30대 중반에 접어든 그는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는 듯 보였다.

이번엔 달랐다. 황 감독은 최전방 한자리를 주민규에게 맡겼다. 황 감독은 주민규 발탁 배경을 묻는 말에 “축구에 여러 요소가 있으나 득점력은 다른 영역”이라며 “3년간 리그에서 50골 이상 넣은 선수는 없다.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라고 힘줘 말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주민규는 33세 333일에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다. 한국 축구 대표팀 역사상 가장 늦은 나이에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기존 최고령 기록은 2008년 10월 허정무 감독 재임 시절 선발됐던 송정현으로 당시 32세 131일이었다. 주민규의 팀 동료로 함께 첫 발탁의 영예를 안은 이명재도 30세 128일로 해당 부문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주민규가 21일 태국전에 나서면 33세 434일로 대표팀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전 기록도 세우게 된다. 현재 최고령 데뷔전 기록은 1954년 FIFA 스위스 월드컵 튀르키예전에서 한창화가 기록한 32세 168일이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전북과의 ACL 2차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주민규를 향해 “한 번 정도는 대표팀에 들어가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한다”라고 믿음을 보였다.

주민규는 간절히 바랐던 대표팀 첫 발탁의 기쁨을 잠시 눌렀다. 그는 “(발탁) 소식과 무관하게 내일 경기를 잘 치르겠다”라며 눈앞에 있는 전북전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