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북', 유희열 표절 논란 여파 탓 13년 만에 종영
by김현식 기자
2022.07.18 16:38:39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KBS 2TV 장수 음악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스케치북’)이 13년 만에 막을 내린다. 진행자인 음악 프로듀서 유희열을 둘러싼 표절 논란 여파다.
‘스케치북’ 제작진은 18일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MC 유희열 씨가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며 “이에 KBS는 하차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유희열 씨의 하차 의사를 진심으로 KBS와 제작진, 시청자 여러분께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인지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심이라고 판단해 그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스케치북’은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이문세 쇼’,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를 잇는 KBS 2TV의 심야 음악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펼치는 무대와 토크를 주 내용으로 다뤘다.
‘스케치북’은 방송을 처음 시작한 2009년 4월부터 진행을 맡은 유희열의 표절 논란 여파로 13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이 프로그램은 오는 22일 방송 예정인 600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유희열은 19일 진행되는 마지막 녹화까지 참여하기로 했다.
제작진은 “‘스케치북’은 지난 13년간 음악이 꿈인 분들과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에게 힘이 되어주며 즐거움을 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그동안 ‘스케치북’을 사랑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13년의 변함없는 사랑,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한편, ‘스케치북’ 진행자인 유희열은 최근 일본의 유명 피아니스트이자 영화 음악감독인 사카모토 류이치의 곡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해 9월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피아노 연주곡인 ‘아주 사적인 밤’이 사카모토의 류치치의 ‘아쿠아’(Aqua)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유희열은 지난달 14일 입장문을 내고 “검토 결과 곡의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게 됐다”며 “유사성을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사과 입장 발표 이후 유희열이 작곡한 또 다른 곡들이 잇따라 표절 의혹을 받으면서 논란이 커졌다. ‘내가 켜지는 시간’, ‘해피 버스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 ‘플리즈 돈트 고 마이 걸’(Please Don’t Go My Girl), ‘좋은 사람’ 등 다수의 곡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유희열은 이날 추가로 낸 입장문에서 나머지 곡들에 대한 표절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올라오는 상당수의 의혹은 각자의 견해이고 해석일 순 있으나 저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들”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다만 이런 논란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제 자신을 더 엄격히 살피겠다”고 밝히며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제가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 저의 남은 몫이 무엇인지 시간을 가지고 심사숙고하며 외면하지 않겠다”면서 표절 논란에 대한 추가 수습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