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경기 위한 테일러 영입, '무리수' 아닌 '신의 한수'였다
by이석무 기자
2017.05.02 21:00:17
| 2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 서울 삼성 썬더스와 안양 KGC 인삼공사의 경기. 인삼공사 테일러가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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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무리수’로 보였던 마이클 테일러의 영입은 결국 ‘신의 한 수’가 됐다.
인삼공사는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새 외국인선수 테일러의 2, 3쿼터 맹활약에 힘입어 서울 삼성을 누르고 88-86으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인삼공사는 챔프전 4차전을 마친 뒤 발목 부상으로 2차전부터 결장한 키퍼 사익스 대신 테일러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테일러와는 연봉 대신 일당 및 경기 보너스 계약을 했다. 경기당 일당 700달러, 승리할 경우 수당 1500달러를 주기로 했다. 만약 우승하면 보너스와 우승반지도 선물하기로 했다.
카타르 리그에서 평균 30득점 이상 올린 테일러는 이적동의서 및 취업비자 발급 등 행정 절차를 마친 뒤 빨라야 6차전부터나 뛸 수 있었다. 인삼공사 입장에선 1경기, 혹은 2경기를 위한 교체였다.
전망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테일러가 아무리 개인기가 뛰어나더라도 기존 선수와 손발을 맞춰보지 않은 만큼 팀에 큰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자칫 지나친 개인플레이로 팀 분위기를 깰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은 경기 전 “(테일러와는)팀 패턴 훈련을 전혀 못 했다. 경기에서 팀 워크에 문제가 될 경우 테일러를 배제하면 된다”며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테일러는 대박이었다. 외국인선수 2명이 동시에 뛸 수 있는 2쿼터부터 들어선 테일러는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으며 공격을 책임졌다. 특별히 약속된 플레이는 없었지만 빠른 스피드와 현란한 개인기만으로 삼성 수비를 뒤흔들었다. 골밑 돌파는 물론 외곽슛까지 자유자재로 해냈다.
2쿼터에 팀내 최다인 11득점 3리바운드를 책임지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하 했다. 1쿼터를 19-24로 뒤진 채 마친 인삼공사는 테일러가 펄펄 날아다는 덕분에 2쿼터를 47-47 동점으로 마칠 수 있었다.
3쿼터에도 5점을 추가한 테일러는 2,3쿼터 20분만 뛰고도 16점 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테일러가 활력소 역할을 하면서 분위기를 바꾼 인삼공사는 결국 4쿼터 종료 1.9초전 이정현의 극적인 결승골로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