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아, ‘총리와 나’로 성장 드라마를 쓰다..'아이돌 넘어 배우로'
by강민정 기자
2014.01.14 13:58:42
| 걸그룹 소녀시대의 윤아는 KBS2 월화 미니시리즈 ‘총리와 나’에서 다양한 매력을 지닌 남다정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소화하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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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아이돌 출신 배우의 연기를 볼때 보통 이런 생각들을 했다. ‘얼마나 잘 하나 보자.’ “가수가 연기를 해?” “배우의 영역을 침범해?” “그래, 얼마나 잘 하는지 한번 보자.” 이런 식의 사고 전개에 무리가 없었다. 그 동안 아이돌 가수로 본업을 이어가면서도 개개인의 꿈을 위해 연기 활동도 병행했던 이들은 힘겨운 이중생활을 견뎌왔다. 연기력을 평가 받는 부분에서 더욱 혹독한 시험대를 거쳤고, 시청률 면에서도 유독 가혹한 평가를 받아왔다. 같은 숫자여도 달리 해석되는 게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의 숙명이었다.
그 굴레에서 벗어난 이들은 많지 않다. 유진이나 성유리, 이진, 윤은혜 등 가수로서 활동을 접은 이들이 배우로 성공적인 연착륙을 한 사례는 많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꽉 쥔 이들은 많지 않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윤아가 KBS2 월화 미니시리즈 ‘총리와 나’로 보여주고 있는 성장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다. 마치 ‘총리와 나’는 윤아에게 꼭 맞는 성장드라마처럼 그를 재발견시키고 있다. 윤아는 ‘총리와 나’를 시작하며 세 가지 난관을 극복했다. 제작사에 대한 고정관념을 넘었고, 드라마 중반 터진 배우 겸 가수 이승기와의 열애 소식을 잠재웠다. 그 과정 끝에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를 둘러싼 부정적인 시선도 씻어내고 있다.
| ‘총리와 나’에서 윤아는 스캔들뉴스 소속 연예특종 기자 남다정 캐릭터를 소화하며 망가지길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으로 연기 호평을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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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와 나’는 윤아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SM C&C가 만든 작품이다. SM C&C는 지난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의 시청률이 저조하면서 곤혹을 치렀다. 자사 아티스트가 주연배우로 대거 투입됐던지라 평가는 배로 아팠다. 때문에 윤아가 ‘총리와 나’의 여주인공으로 낙점됐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도 ‘아름다운 그대에게’의 결과가 떠오른 건 사실이다. 그 편견을 깨고 윤아는 방송 초반부터 연기 변신으로 호평을 받았다. 자신의 실제 나이와 비슷하고 성격과도 닮은 남다정이란 역할을 만나 어느 때보다 연기하기 편했다는 윤아의 말은 사실이었다. 20대 꽃처녀의 발랄함으로 스캔들 뉴스라는 온라인 매체에서 파파라치로 특종을 잡으려 고군분투하는 기자로서 캐릭터를 표현했을 땐 “윤아가 망가지니 작품이 산다”는 평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 ‘총리와 나’에서 윤아는 확 달라진 비주얼 변신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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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로 변신하고, 술에 취해 토사물을 뱉는 등 전에 볼 수 없던 연기 변신으로 재발견된 윤아는 이후에도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총리와 나’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서며 내용전개의 중요한 계기가 된 ‘위장 결혼’을 앞두고 윤아는 캐릭터의 또 다른 색을 내보였다. 극중 총리 권율(이범수 분)의 아내로 계약 결혼에 골인하게 된 남다정. 윤아는 그 캐릭터에 어울리는 모습이 되기 위해 비주얼을 바꿨다. 뽀글뽀글 헤어스타일은 차분한 느낌의 생머리카락으로 바꾸었고 옷차림도 한층 세련되고 깔끔하게 연출했다.
| ‘총리와 나’의 윤아는 극중 권율의 세 아이의 시선에서 아이들과 소통하고 마음을 읽어주는 캐릭터를 소화하며 모성애를 드러내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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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없고 당돌한 줄만 알았던 20대 남다정의 내면도 변화가 보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는 뭔지 아나”, “아이들의 친구 이름은 뭔지 아나” 등 권율이 아빠로서 갖춰야 할 자질을 짚었다. 가족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그 역시 충분히 받지 못한 부모의 사랑이었지만 권율의 세 아이를 보듬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보여줬다. 남다정이 누군가의 아내로서, 엄마로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길 수 있는 캐릭터로 한층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윤아의 연기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한 관계자는 “윤아도 20대 중반의 어린 나이인데 모성애라는 걸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며 “하지만 현장에서도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고 장난도 치는 모습이 연기에서도 자연스럽게 녹아 들더라”고 밝혔다.
시청자들도 윤아의 ‘총리와 나’ 속 모습을 그 자체로 인정해주려는 분위기다. 6~8%대 시청률을 오가는 성적은 MBC ‘기황후’나 SBS ‘따뜻한 말 한 마디’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시청률이 낮다고 안 좋게 보고 싶지 않다”, “월화드라마 3등이라고 하는데 난 그냥 윤아의 연기가 좋고 보고 있으면 설렌다”, “앞으로 윤아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고 싶다”, “시청률은 낮다해도 나 같이 편하고 재미있게 윤아한테 빠져서 보는 사람들도 많은 듯” 등의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
‘총리와 나’는 향후 남다정과 권율, 강인호(윤시윤 분)의 삼각관계로 러브라인에 집중할 예정이다. 남다정에 대한 외사랑을 보여주고 있는 인호와 입막음 키스로 본격적인 스틴십에 나선 권율과의 결혼생활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