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스런 8승' 류현진, 승리와 더불어 숙제 선물받다

by이석무 기자
2013.07.23 11:42:04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1이닝 동안 9피안타 4실점을 내줬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시즌 8승째를 거둔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LA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이 타선의 도움을 받아 쑥스러운 시즌 8승을 챙겼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회 1사까지 9피안타 4실점을 내줬지만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결과로 류현진의 시즌 성적은 8승3패 평균자책점 3.25가 됐다.

사실 이날 류현진의 투구 내용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매 이닝 안타를 허용하며 주자를 출루시켰고 투구수도 많았다. 직구 구위는 나쁘지 않았지만 변화구 제구력이 좋지 않았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이 떨어졌다. 또다른 변화구 레퍼토리인 슬라이더나 커브는 거의 구사하지 못했다.

투구 패턴이 직구와 투심, 체인지업 위주로 단순하다보니 토론토 타자들에게 공략당할 수밖에 없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5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던 모습의 연장선이었다. 류현진의 컨디션 난조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래도 류현진이 초반에 무너지지 않고 승리를 따낼 수 있었던 것은 노련한 투구운영 능력 덕분이었다.

특히 다행이었던 것은 선두타자를 출루시키지 않았다는 것. 류현진이 매 이닝 위기를 맞았지만 선두타자를 내보낸 것은 교체된 6회를 제외하고 2회가 유일했다. 불안한 상황에서도 선두타자를 꼭 잡아낸 것이 버틸 수 있었던 이유였다.

여기에 고비때마다 유도한 병살타도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류현진은 4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강타자 호세 레이에스를 유격수 쪽 병살타로 처리했다. 이어 5회말에도 1사 1루에서 애덤 린드를 4-6-3 병살타로 잡아내 고비를 넘겼다.

4회를 마치기 전에 이미 투구수 80개가 넘었던 류현진이 그래도 5회를 넘겨 승리투수 요건을 채울 수 있었던 것은 4,5회에 나온 병살타가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승리라는 결과에 만족하기 앞서 투구내용은 분명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현재 류현진의 문제가 무엇인지, 왜 상대타자를 압도하지 못했는지를 냉정하게 짚어볼 때가 됐다. 이날 토론토전은 류현진에게 승리와 더불어 숙제를 선물한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