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보니, 그럴싸’ 교양과 예능·드라마의 전례 없는 컬래버

by유준하 기자
2023.03.15 15:27:38

장항준 감독.(사진=JTBC)
[이데일리 스타in 유준하 기자] “영화나 드라마의 최근 연기 경향은 리얼리티, 다시 말해 극 사실주의다. 발성도 옛날 연극처럼 하지 않는 걸 지향하는데 라디오 극장은 순수하게 오디오만 존재하기에 다소 평상시 연기보다 과장되고, 캐릭터나 상황 자체에 몰입하게끔 한 걸음 정도 더 나아간다는 게 다르다.”

JTBC 제작 레이블 ‘스토리웹’이 신규 론칭하는 프로그램 ‘듣고, 보니, 그럴싸’ 기자간담회에서 장항준 감독은 라디오 드라마 장르의 특징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사전녹화 형식으로 공개됐다.

교양과 예능, 드라마 장르를 넘나드는 스토리텔링 콘텐츠인 만큼 기존에 없던 프로그램 포맷이 주목을 받았다. 배우 박하선은 “처음 하는 예능이라 일본, 중국, 대만 등 다른 국가의 모든 레퍼런스를 찾아봤는데 없더라”면서 “그래서 여쭤보니 진짜 없다더라. 저도 그렇고 스탭들이 처음 하는 예능이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 감독이지만 이번 프로그램에서 라디오 드라마 감독으로 임하게 된 장항준 감독은 시작부터 너스레를 떨며 입담을 과시했다. 그는 “우선 제 작품 같지 않아서 편했다”면서 “제가 책임지는 연출작도 아니고 그냥 돈 주면 가서 앉아있고 대본 미리 보고”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안겼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규형 PD도 독특한 이력의 보유자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 ‘당신이 혹하는 사이’를 연출한 경력이 있는 그는 과거 강아지를 무릎에 둔 채 인터뷰를 하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던 일명 ‘친화력 갑 그알 PD’의 당사자였다.



왼쪽부터, 장항준 감독, 배우 서현철, 박하선, 개그맨 이은지, 문상훈, 성우 김보민
다만 이날 프로그램 의도를 말하는 모습은 사뭇 진지했다.

김 PD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장르간의 결합 등을 많이 생각하는데 스토리텔링형 프로그램을 기획하다가 최근에 젊은 분들에게 사랑 받는 오디오무비를 차용하면 신선하고 새로운 포맷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출연자 분들의 재능이 잘 버무려져서 드라마 장르의 몰입감과 예능의 텐션, 논픽션이 가진 교양적인 메시지 등을 살린 프로그램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튜브 ‘빠더너스’로 유명한 문상훈도 재치있는 입담을 과시했다. 따로 집필하고 싶은 라디오 드라마가 있냐는 질문에 “그리스 로마신화도 라디오 드라마에서 하면 재밌을 것 같다”면서 “박혁거세가 알에서 나오는 장면도 누군가 본 사람이 있을텐데 오디오로 묘사한다면 재밌을 것”이라고 짚었다.

배우 서현철은 전달에만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이 평소 연기와 달랐다고. 그는 “TV 드라마로 치면 대사를 다 외우고 상대역의 얼굴을 보는 가운데 카메라 위치도 의식하면서 내가 지금 이감정이 맞나? 표정은? 이런 것들을 평가받는 느낌으로 하게 된다. 라디오 드라마의 경우 눈은 대본에 있지만 신경쓸 것은 오직 인물의 절실함과 뉘앙스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JTBC 신규 예능 프로그램 ‘듣고, 보니, 그럴싸’는 15일 오후 8시50분에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