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더' 신하균 "재현의 1인칭 심리극, 배우로서 큰 도전" [인터뷰]①
by김보영 기자
2022.10.18 15:59:52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죽음’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을 되돌아본다는 이야기 내용이 마음에 들었어요. 감독님은 이 이야기가 1인칭 심리극이라 말씀하셨는데 그 자체가 제겐 도전이었죠.”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감독 이준익)로 돌아온 배우 신하균이 “재현이란 캐릭터 자체보단 ‘욘더’란 이야기 자체에 끌림을 느꼈다. 주연으로서 큰 표현이 없는 절제된 상태로 극의 심리를 계속해서 이끌어가는 경험을 해볼 수 있음에 감사했다”고 작품의 매력을 전했다.
신하균은 18일 취재진과의 화상인터뷰에서 ‘욘더’로 SF 휴먼멜로에 도전한 소감과 이준익 감독과의 호흡, 작품을 통해 느낀 삶과 죽음,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 등을 솔직히 털어놨다.
지난 14일 티빙으로 공개된 ‘욘더’는 세상을 떠난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그녀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자산어보’, ‘변산’, ‘사도’ 등을 만든 이준익 감독이 도전한 첫 OTT 시리즈물이자 휴먼 멜로물로, 죽은 자의 기억으로 만들어진 세계가 배경인 신선한 설정으로 화제를 모았다.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가 티빙과 함께 투자한 첫 공동제작 작품이기도 하다. 신하균과 한지민이 2002년 MBC 드라마 ‘좋은 사람’ 이후 20년 만에 재회한 작품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신하균은 아내인 이후(한지민 분)를 떠나보낸 사이언스M 기자 재현 역을 맡은 신하균은 ‘욘더’에 대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란 생각이 들었다”라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소재와 이야기인데 이준익 감독님 손길을 통해 어떻게 구현될지 너무 궁금했다”고 떠올렸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선 “재현 자체가 표현을 많이 하는 인물이 아니라서 절제된 표현 안에서 감정을 응축시켜 극을 끌고나가는 부분이 큰 도전처럼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절상의 이유로 ‘욘더’에서의 장면을 먼저 촬영하고 그 전 장면을 늦게 촬영했다”며 “순서를 거꾸로 촬영해서 감정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큰 표현이 없어도 미세한 표현을 통해 시청자들이 감정 변화에 집중해 보실 수 있게 만드는 걸 목표로 삼았다”고도 부연했다.
이준익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선 “굉장히 유쾌하고 현장에서 파이팅이 넘치시는 분”이라며 “아닌 건 아니다, 맞는 건 맞다 명확한 답을 내려주시는 분이지만 이런 이야기는 감독님도 다루는 게 처음이셔서 그런지 배우와 감독이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며 고민하는 지점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또 “끊임없이 저희 생각을 물어봐주셔서 좋았다. 촬영 외 시간에도 함께 밥을 요리해먹으며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또 한 번 같이 작업하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 자신이 ‘죽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다. 신하균은 “사실 ‘욘더’는 죽음 이후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단 죽음이란 키워드를 통해 지금 현재를 어떻게 살아나가는 게 좋을지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이야기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실제 제 생각과도 비슷하다.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 즐겁고 행복하게 살자는 주의라 그만큼 더 현실에 충실하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죽음’과 ‘기억’을 둘러싼 인간의 이기심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됐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이후가 하는 대사 중 ‘나는 내 기억을 믿는다’는 대사가 있다. 기억이란 게 아무리 같은 경험을 해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느끼는 기억이 다르지 않나. 그런 점에서 저 이후의 대사에서 인간의 이기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로 ‘욘더’와 같은 공간이 존재한다면 오랜 시간 자신의 곁을 지키다 떠난 반려견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소망도 덧붙였다.
“만나면 한달음에 달려와 제 품에 안기지 않을까요.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가장 좋아했던 공놀이를 함께 해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