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로 시작했던 '막내구단' KT, 7년 만에 최고의 팀 우뚝

by이석무 기자
2021.11.18 22:42:07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KT위즈 선수들이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진통끝에 제10번째 구단으로 탄생했던 KT위즈가 1군 무대에 뛰어든지 불과 7년 만에 정상에 우뚝 섰다.

프로야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야구에 대한 국민적인 인기가 높아지자 2011년 제9구단 NC다이노스에 이어 2013년 제10구단 KT위즈를 창단시켰다. 당시 수원을 연고로 내세운 KT는 전북을 홈으로 내건 부영그룹을 제치고 제10구단 운영 주체로 선정됐다.

2014년 퓨처스리그를 거쳐 2015년부터 1군 무대에 뛰어든 KT는 초창기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각 팀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으로 선수를 영입하고 박경수, 박기혁, 김사율 등 FA 선수도 데려왔지만 기존 팀과의 전력차는 어쩔 수 없었다.

첫 시즌 압도적인 격차로 꼴찌를 기록한데 이어 2016년과 2017년에도 연속 최하위에 그쳤다. 그나마 2018년에는 꼴찌에서 한 계단 오른 9위를 차지한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이 제3대 사령탑으로 부임하고 나서 팀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창단 이래 꾸준히 전력을 보강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외국인선수들도 제 몫을 하고 강백호 등 특급신인도 나타나면서 처음으로 승률 5할을 넘겼다.

2019년의 성공을 발판삼아 KT는 2020년는 창단 후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윌리엄 쿠에바스, 소형준, 배제성 등 10승 투수 4명을 배출하며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타선에선 ‘정규리그 MVP’ 멜 로하스 주니어와 강백호 등이 맹활약하면서 강팀으로 우뚝 섰다.



비록 두산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선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1승 3패로 패했지만 아픔은 더 큰 도약의 발판이 됐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패배를 통해 많은 것을 얻은 KT는 2021년 한 단계 더 성장했다. 기존 주축 선수들이 건재한 모습을 보인데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토종에이스’ 고영표까지 가세하면서 전력이 더욱 강해졌다.

결국 치열한 선두경쟁 끝에 공동 1위로 정규 144경기를 마친 KT는 KBO리그 사상 첫 1위 순위결정전에서 삼성을 이기고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KT는 충분한 휴식을 바탕으로 한국시리즈를 철저히 준비했다. 박경수, 유한준, 황재균 등 고참 선수들이 앞장서서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을 보여줬다. 강백호, 소형준, 배정대 등 신예들도 선배들을 따라 최고의 기량을 발휘했다.

완벽한 신구조화에 이강철 감독의 지도력까지 더해져 7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두산을 4승 무패로 꺾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