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 해설진, 격려와 일침 사이..“아직 젊다..4년뒤 실력 무장”
by강민정 기자
2014.06.27 07:12:22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끝났다.
2014 브라질월드컵은 계속 이어지지만 한국 국가대표 팀의 경기는 27일 오전 7시(한국시간)로 끝이 났다. H조에 속했던 우리나라는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를 상대로 두 번 지고 한 번 비긴 결과를 안았다. 원정 첫 8강의 부푼 꿈을 안고 브라질로 향했지만 1승 없이 끝난 아쉬운 경기였다.
스스로의 아쉬움에 비할 수 없겠지만 이를 지켜보던 해설진의 마음도 힘들어보였다. 특히 안정환, 송종국, 이영표, 차두리 등 해설위원에 앞서 이들의 ‘선배’인 방송 3사 중계진은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일침도 잊지 않으며 다음을 기약했다.
‘독설’, ‘돌직구’ 등으로 화제를 모았던 MBC 해설위원 안정환은 이날만큼은 자제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골 결정력을 잃어가고 우왕좌왕하는 후배들의 모습에 말수가 급격히 줄어든 분위기였다. 역습을 허용했을 땐 “정신력이 중요하지만 실력을 앞서는정신력은 필요 없다”며 일침을 가했다. 이어 “아직 선수들이 젊지 않나. 4년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실력을 보강하면 된다”고 격려도 잊지 않았다.
날카로운 통찰력과 풍부한 해설로 신뢰를 얻은 KBS 해설위원 이영표는 흥분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전반부터 후반까지 선수들이 잊지 않아야 할점,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공격과 수비 등을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알려줘 경기를 보는데 차분함을 안겼다. 하지만 역습에 골을 빼앗겼을 땐 이영표 역시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엔 “실력을 인정해야 한다. 아직 젊다. 4년 뒤 실력을 무장해서 돌아와야한다”고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차두리와 차범근 SBS 해설위원 역시 마찬가지 분위기였다. 누구보다 후배들의 마음을 아는 선배의 입장이었던 만큼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본분을 잊고 말이 끊기는 일은 어느 중계진에서나 마찬가지였다. 그 동안 각양각색의 해설로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했던 이들의 실력과 노련미를 아는 만큼, 이들의 줄어든 말수와 흥을 잃은 톤 등에서 이번 경기가 주는 안타까움이 얼마나 큰지 와닿았다는 반응이다.
무엇보다 경기가 끝나고 그라운드에 쓰러져 울고 있는 선수들을 보며 “왜 울고 싶지 않겠나”, “저 기분을 누구보다 잘 안다”, “졌지만 잘 싸웠고, 최선을 다해줬다” 등의 말로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