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자살한 황 이병 일기 '우드득 까드득' 충격

by연예팀 기자
2011.02.09 14:21:26

▲ 'PD수첩' 제작진이 공개한 황 이병의 생전 일기

[이데일리 SPN 연예팀]군입대 다섯 달 만에 자살한 황인성 이병의 일기가 공개돼 충격을 던졌다. 일기에 정신 불안이 심하게 염려스러운 '우드득 까드득'이란 단어가 무수히 반복돼 있었고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이 다수 눈에 띄어서다.

MBC 'PD수첩' 제작진은 '어느 병사의 일기, 그는 왜 죽음을 택했나'란 주제로 지난해 7월 입대, 5개월 만에 병원 6층에서 투신한 황 이병의 죽음을 조명한 내용을 8일 방송했다.

황 이병의 일기를 분석한 전문가는 황 이병이 뇌의 회로가 망가져 심각한 정신증으로 진행됐다고 봤다. 그리고 '그린캠프'에 있었던 4주 동안, 죽음에 대한 생각을 구체화한 것 같다고도 지적했다. '그린캠프'는 군에서 소위 관심 병사를 관리하는 곳. 하지만 황 이병은 그린캠프 퇴소 일주일 만에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유가족은 이에 황 이병이 생활했던 '그린캠프' 운영에 의혹을 제기했다. 그린캠프에서 황 이병에 대한 감금과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그린캠프'에서 생활했던 병사들을 만났고 , 그들로 하여금 '그린캠프' 내 모든 문은 잠겨 있고 창문에도 못을 박아 마치 감옥을 연상케 한다는 진술을 들었다. 화장실도 도우미 병사와 함께 가야 할 정도였다. 출입구도 자물쇠로 채워져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소속부대가 가장 위험한 상황에서 적극적인 조처를 했어야 했지만 무심하게 넘어갔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황 이병은 선임들의 괴롭힘 때문에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군 측은 '그린캠프'가 황 이병의 고통을 가중시켰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소속부대 황경호 대대장은 "황 이병은 입대전부터 우울증과 자폐증 치료를 받은 경력이 있다"며 "군상황에 의해서 병이 진행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군 측의 해명에도 시청자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날 방송을 본 네티즌은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저런 사람은 신체검사에서 걸러져야 하는데 국방부에 문제가 있다", "현역으로 군대 갔다왔지만 정말 군에 문제가 많다"며 쓴소리를 냈다.

하지만 "방송에서 군대가 너무 비인간적인 곳으로 묘사됐다"며 편파적이라는 네티즌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