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공격진 '부상주의보' 발령
by송지훈 기자
2010.03.24 19:01:49
[포항스틸야드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출전을 노리던 '스나이퍼' 설기현(포항스틸러스)이 갑작스런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축구대표팀(감독 허정무) 공격진 운용 계획에 빨간 불이 켜졌다.
설기현은 지난 22일 소속팀 포항과 산둥루넝의 AFC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 대비해 훈련하던 도중 왼쪽 무릎 연골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으며, 수술대에 오를 경우 향후 6개월 가량 그라운드에 오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설기현의 월드컵 최종엔트리 발탁 여부를 놓고 고민하던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발탁 가능한 공격 옵션의 감소'라는 또 다른 고민을 짊어지게 됐다. 특히나 설기현은 조원희(수원삼성), 염기훈(수원삼성) 등과 함께 허정무 감독이 "끝까지 지켜보겠다"며 기대감을 표한 바 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적잖다.
설기현은 저돌적이고 파워풀한 드리블이 장기인 선수로, 최전방 공격수와 날개 미드필더 역할을 모두 맡아볼 수 있어 대표팀 공격전술의 다양성을 높일 카드로 주목받아왔다.
국가대표팀 합류 가능성이 높은 자원들 중 갑작스런 부상으로 허정무호 코칭스태프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든 인물은 설기현 뿐만이 아니다.
'왼발의 달인' 염기훈(수원삼성)이 지난 1월 고질적인 부상 부위인 왼발 발등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최근 2년 동안 3차례나 다친 부위라 당시 '월드컵 출전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회복 경과가 좋아 조만간 그라운드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월드컵 대표팀에 어울리는 경기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미지수다.
부상 바통을 이어받은 선수는 프랑스 리그1 무대에서 활약 중인 대표팀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AS모나코)이었다. 지난 2월10일 열린 지롱댕보르도와의 FA컵 16강전 당시 상대 선수와 부딪치며 햄스트링을 다쳐 한 달 가까운 기간 동안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허정무호의 주포 역할을 소화해 온 핵심 공격수인데다 최근 준수한 골 감각을 꾸준히 유지해온 터라 부상 직후 적잖은 우려를 낳았지만, 박주영 역시 지난 21일 그르노블과의 정규리그 경기를 통해 일단 복귀에는 성공한 상태다.
공격수의 갑작스런 부상이 이번 월드컵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1998프랑스월드컵 직전 '황새' 황선홍이 중국과의 평가전 도중 부상을 당해 낙마한 바 있고, 2006독일월드컵 개막을 두 달 가량 앞둔 시점에는 '라이언킹' 이동국이 갑작스런 오른 무릎 부상으로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월드컵 본선 개막이 다가오면서 대표팀 엔트리에 발탁되기 위한, 주전 멤버에 이름을 올리기 위한 선수들의 노력 또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밟을 수 없게 된다면 그간의 땀과 눈물이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선수 자신을 위해, 그리고 대표팀을 위해 부상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