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차 베테랑도 헷갈린 룰..장수연 "프리퍼드 라이 착각했어요"

by주영로 기자
2024.09.20 16:30:51

KLPGA 대보하우스디 오픈 첫날 4언더파 68타
1번홀에서 룰 착각, 공 집어 들었다가 1벌타
"최근 2주 연속 프리퍼드 라이 적용으로 착각해"
"룰 착각해 벌타 받은 것은 12년 투어 활동 중 처음"

장수연이 10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파주(경기)=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12년 투어 활동을 하면서 처음 벌타를 받아봤다.”

장수연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보하우스디 오픈(총상금 10억 원) 첫날 룰을 착각해 벌타를 받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20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오전 일찍부터 비가 내린 가운데 시작한 경기는 오후 2시 33분께 폭우가 쏟아져 일시 중단됐다.

이날 오전 8시 15분에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장수연은 경기가 중단되기 전 18홀 경기를 끝내 홀가분하게 1라운드를 끝마쳤다. 이날 경기에선 보기 없이 버디만 4개 골라내는 무결점 경기를 펼쳤다.

1번홀(파4)에서 룰을 착각해 벌타를 받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티샷을 229야드 보낸 뒤 페어웨이로 걸어가 공을 집어 들었다. 그 순간 캐디가 장수연의 행동을 지적했다. 최근 2개 대회 연속 프리퍼드 라이 규정을 적용했던 것을 착각하면서 발생한 실수였다.

프리퍼드 라이는 경기를 진행하는 홀에서 일반 구역의 잔디를 짧게 깎은 구역(페어웨이 잔디 높이와 같거나 더 짧은 구역)에 공이 놓인 경우, 페널티 없이 원래의 볼이나 다른 볼을 플레이스하여 규제받을 수 있는 규정이다. 즉, 페어웨이와 퍼팅 그린 옆의 에이프런(혹은 컬러 Collar) 지역에 놓인 공을 집어서 닦은 후 한 다시 내려놓고 경기하는 방식이다. 주로 기상 악화로 코스 상태가 안 좋아졌을 때 이 규정을 적용한다. 이날은 비가 내렸으나 코스 상태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 프리퍼드 라이를 적용하지 않았다.

집어 들었던 공을 다시 제자리에 놓고 경기를 이어간 장수연은 두 번째 샷을 홀 9m 지점에 떨어뜨렸고, 이 퍼트를 넣었다. 그러나 페어웨이에서 공을 집어든 탓에 1벌타를 받아 버디가 아닌 파가 됐다.



KLPGA 투어에선 올해 프리퍼드 라이 규정을 적용한 대회가 많았다. 3월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 이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KB금융 스타챔피언십 그리고 지난주 OK저축은행 읏맨 오픈까지 6번이나 있었다. 특히 최근 2개 대회에선 모두 프리퍼드 라이를 적용했다. 이날도 비가 내리고 있어 장수연처럼 룰을 착각할 가능성이 있었다.

경기를 끝낸 장수연은 “1번홀에서 룰을 착각했다”라며 “지난 2주 동안의 대회에서 프리퍼드 라이 규정을 적용했기에 오늘도 그 룰이 적용되는 것으로 착각했다. 페어웨이에서 공을 집어 든 순간 캐디가 아니라고 지적했고, 결국 자진 신고해 1벌타를 받았다. 프로 생활 12년 만에 처음 받아본 벌타다”라고 말했다.

실수가 있었지만, 장수연은 대회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적어내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리고 먼저 경기를 끝냈다.

2013년 데뷔해 올해 12년 차 투어 활동 중인 장수연은 통산 4승을 거둔 베테랑이다. 마지막 우승은 2022년 4월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이다. 올해는 20개 대회에 나서 우승 없이 톱10 3회를 기록하며 상금랭킹 39위에 올라 있다.

장수연은 “상반기 아쉬움이 많았으나 감이 좋은 때 상위권에 들었으니 우승하고 싶다”라고 5승의 기대를 엿보였다.

프로 통산 28억 9461만3219원의 상금을 획득한 장수연은 30억 원 돌파까지 1억 538만6781원 남겼다. 이번 대회에서 단독 2위 이상 기록하면 KLPGA 투어 역대 19번째 30억 원 돌파에 성공한다.

장수연은 “투어 생활한 지 10년이 넘었다. 꾸준하게 해온 결과라 생각한다”라며 “하지만 열심히 해온 만큼의 결과가 나오진 않은 것 같고, 언제까지 투어에서 뛸 수 있을지 모르니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장수연이 17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뒤 캐디와 주먹을 맞대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