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쓰러진 캡틴... 광주는 ‘안도’, 제주는 ‘한숨’

by허윤수 기자
2023.03.02 18:14:00

안영규(광주)의 부상 정도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회복 정도에 따라 경기 출전 시점을 판단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개막전에서 아찔한 상황을 겪은 광주FC와 제주유나이티드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주말 광주와 제주는 나란히 하나원큐 K리그1 2023 첫 경기를 치렀다. 광주는 수원삼성, 제주는 수원FC를 상대했다. 양 팀은 결과와 함께 핵심 선수 부상이라는 치명적인 상황을 마주했다.

먼저 광주는 지난 25일 수원삼성 원정을 떠났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21분 광주 주장 안영규가 쓰러졌다. 상대와 공중볼 경합 도중 바닥으로 크게 떨어졌다. 안영규는 들것에 실려 나가며 교체됐다.

안영규는 광주 수비와 팀의 중심이다. 지난 시즌 주장으로 광주의 K리그2 우승과 승격을 이끌었다. 시즌 뒤에는 K리그2 MVP에 선정되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다시 1부리그로 돌아온 광주는 안영규의 역할이 중요했다. 풍부한 경험으로 수비 라인을 이끌며 승격팀을 향한 편견을 이겨내야 했다. 안영규도 시즌 전 “잔류를 위한 축구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높은 곳을 바라보는 팀이다”라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다행히 안영규의 부상 정도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관계자는 “다행히 큰 문제는 없다”며 “목에 긴장감이 있지만 경기 출전이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음 경기 출전 여부는 향후 회복 정도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최영준(제주)은 장기 결장이 불가피하다. 제주는 주장단 안현범을 중심으로 다시 뭉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면 제주는 씁쓸함을 느꼈다. 제주는 26일 안방으로 수원FC를 불러들였다. 지난해까지 제주 소속이었던 윤빛가람을 둘러싼 더비 분위기가 형성됐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자 제주 중원이 강력함을 뽐냈다. 이창민, 최영준으로 이뤄진 허리 라인은 윤빛가람을 철저히 봉쇄했다. 상대 수문장 선방에 막힌 득점 기회가 아쉬울 뿐이었다.

그러나 후반 7분 경기장이 고요해졌다. 공을 잡고 돌아서려던 최영준이 무릎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심각성을 느낀 최영준이 곧바로 손을 들어 교체를 요청했다. 개막전 무승부보다 큰 타격이었다.

최영준의 부상 정도는 가볍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관계자는 “좋지 않은 상태다”라며 “장기 결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즌 첫 경기에서 주장이 장기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제주는 더 단단해지고 있다. 제주 관계자는 “수원FC전을 앞두고도 다른 이슈보다는 우리가 할 축구를 하자고 했다”며 “골이 없어서 아쉬웠지만 자신감은 넘쳤다”라고 전했다.

최영준 부상 이후 주장 완장을 넘겨받은 안현범도 의지를 다졌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는 많은 선수를 잃었지만 또 다른 선수가 들어와 잘해줄 거라 믿는다”라며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

제주 관계자는 “주장단 중 한 명인 안현범이 주장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 같다”면서 “선수단이 페널티를 실축했던 유리나 출전하지 못한 헤이스를 위로하며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