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머니볼 도입 가속화...새 단장에 오클랜드 부단장

by이석무 기자
2014.11.05 12:55:50

LA 다저스 홈구장 다저스타디움 전경.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류현진이 속한 메이저리그 LA 다저스가 새로운 단장으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부단장인 파흐란 자이디(37)를 영입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다저스는 자이디를 새로운 단장으로 사실상 확정짓고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37살의 젊은 단장이 된 자이디는 야구선수 출신이 아니다. 캐나다 출신이자 메이저리그에서 흔치 않은 이슬람계다.

메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2011년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보스턴 지역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했고 스포팅뉴스의 판타지 스포츠 분야의 담당자로 일한 경험도 있다.

이후 2005년 오클랜드에 입사해 구단 운영에 깊이 관여했다. 신인드래프트나 FA 계약 및 트레이드와 관련해서 각종 기록적 분석 자료를 만드는 총책임자로 일했다.



자이디는 오클랜드가 2년 전 쿠바 출신의 강타자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를 영입하는데 크게 관여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 오클랜드의 플래툰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빌리 빈 오클랜드 단장이 추구하는 ‘머니볼’의 실질적인 브레인인 셈이다.

자이디는 그같은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이번 시즌 오클랜드 구단의 운영 부문 부단장에 오르기도 했다.

빌리 빈 단장은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이디에 대해 “그는 매우 영리하고 창조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그의 능력은 어느 분야에서도 발휘될 수 있다. 솔직히 그가 다른 팀으로 가는 것보다 애플이나 구글로 이직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저스가 그런 경력을 가지고 있는 자이디를 단장으로 영입했다는 것은 오클랜드 스타일의 ‘머니볼’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다저스는 이번 시즌을 마친 뒤 앤드류 프리드먼 전 탬파베이 레이스 단장을 운영부문 사장으로 영입했다. 금융가 출신인 프리드먼 사장에 이어 경영학 박사 출신의 자이디까지 가세하면서 다저스 구단의 행보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게 됐다. 보다 기록 중심의 분석적인 야구가 뿌리를 내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