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언니 긴장하고 가실께요~" 러시아 피겨 신예 2인방

by이석무 기자
2014.02.06 12:38:35

러시아의 16살 신예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사진=AP/뉴시스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올림픽 2연패로 선수 인생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하려는 ‘피겨여왕’ 김연아(24). 그가 피겨스케이트 여자 싱글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임은 의심할 여지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영원한 라이벌’ 아사다 마오(24)를 비롯해 경쟁자들이 김연아에게 도전장을 던진 상황. 특히 떠오르는 10대 유망주들이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면서 김연아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가장 주목할 신예들은 개최국 러시아에 있다. 주인공은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다. 러시아가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키워낸 다크호스다.

1998년 6월생으로 만 15세 8개월인 리프니츠카야는 주니어 무대를 휩쓴 뒤 2012년 시니어로 전향했다. 시니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면서 최근 잇따라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해 12월에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총점 192.07점으로 아사다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한 달 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선 더욱 완성도 높은 연기를 펼쳐 정상에 올랐다. 당시 리프니츠카야가 받았던 점수는 무려 209.72점. 올 시즌 국제대회에서 나온 최고점수이자 김연아가 기록한 점수를 제외하면 역대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리프니츠카야는 김연아가 트레이드마크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구사한다. 실수가 많은 것이 흠이지만 점프 난이도는 김연아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특히 유연성이 뛰어나 스핀 동작에서 높은 레벨을 받는데 유리하다.

리프니츠카야보다 2살 많은 소트니코바도 주목할 선수다. 소트니코바는 유럽선수권대회에서 202.36점을 기록, 리프니츠카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70.73점으로 1위에 올랐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차례나 점프 실수를 하는 바람에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곧바로 열린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리프니츠카야를 제치고 우승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러시아의 신예들을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이 홈그라운드 이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선수들은 소치올림픽 피겨 종목이 열리는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가 전혀 낯설지 않다. 수년 전부터 이곳에서 훈련과 대회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곳의 빙질과 경기장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러시아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은 물론 판정에 대한 홈어드벤티지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공교롭게도 김연아는 대회 공식연습 배정에서 ‘러시아 듀오’와 한 조에 속했다. 자국 선수를 도우려는 주최 측의 보이지않는 장난이 없으리라는 법도 없다.

미국이 자랑하는 그레이시 골드(19)와 캐나다의 신예 케이틀린 오스먼드(19)도 이변의 주인공을 기대하고 있다. 두 선수는 연기의 난이도나 안정감은 떨어진다. 뛰어난 미모와 체격조건으로 기술점수(TES)보다 예술점수(PCS)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골드는 지난달 열린 미국선수권대회에서 합계 211.69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아 화제가 됐다. 비록 비공인점수지만 점수만 놓고 보면 메달 후보로 전혀 손색이 없다. ‘미국 피겨의 전설’ 미셸 콴이 “기술적인 면에서 김연아와 비교할만 하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한편, 김연아는 태릉선수촌에서 마지막 훈련에 온 힘을 쏟은 뒤 오는 12일 결전의 땅 소치로 출국한다. 김연아는 20일 쇼트프로그램 경기에 출전하고 21일에는 메달 색깔이 결정되는 프리스케이팅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