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PS 파트너' 변성현 감독 "뻔하지 않게 비튼 게 이 영화의 매력"

by고규대 기자
2012.12.14 17:46:56

영화 ‘나의 PS 파트너’를 연출한 변성현 감독이 7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 스타in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사진=권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국내 극장가에서 보기 힘들었던 이야기의 힘일까? ‘나의 PS 파트너’가 19금 로맨틱 코미디의 흥행 기록을 넘보고 있다. 13일까지 총 누적 관객 87만650명을 기록했다. 청춘 남녀가 우연한 ‘폰섹스’로 마음을 열게 된다는 다소 도발적인 소재를 짜임새 있게 풀어낸 결과다.

‘나의 PS 파트너’는 이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변성현 감독(33)이 시나리오를 썼다. 변성현 감독은 배우 못지않은 패션 감각도 갖췄다. 머리 한쪽을 파르라니 깎아낸 독특한 헤어스타일, 금속 장식이 달린 부츠 등 외양도 범상치 않다. 무대인사에서 주연배우만큼 환호도 받는다. 영화의 소재나 외양을 보면 노는 것 하나는 자신만만한 ‘강남스타일’ 청춘처럼 보인다.

“사는 곳도 목동 다리 건너 동네고요, 부자도 아닙니다. 영화 속 주인공과 닮은 점이 있다면 20대 초반 방황을 했다는 것 정도죠.”

변성현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서 자신의 경험담, 주위의 이야기를 녹여냈다. 변성현 감독은 동네 친구 10여 명과 ‘광(狂)’이라는 이름의 모임을 갖고 있다. 연애에 고단수인 것처럼 보이나 속내는 실속 하나 없는 남자 캐릭터 등도 주위에서 찾아냈다.

“한때 방황했던 때도 있었죠. 10대 후반, 20대 초반 또래들이 가진 반항기 정도라고 이해해주세요. 그때 그렇게 지내던 친구 중에는 어엿한 음식점 사장님도 있어요. 저도 영화감독이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변성현 감독은 서울예술대학 영화과에서 연기를 전공했다. 재학 시절 워낙 수업에 얼굴을 비추지 않아 같은 학년 학생도 자신의 존재를 몰랐을 거란다. 그러던 그가 과제로 낸 시나리오를 영화로 만들어보라는 강한섭 교수의 권유로 영화 연출에 눈을 뜨게 됐다.



“”과제물을 보시더니 ‘천재성이 있다’고 말씀해주시는 거예요. 그렇게 과한 칭찬을 받은 게 아마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영화 감독이 된 건, 아마 운명적이었을까요?“

변성현 감독은 3편의 단편영화를 만들면서 주목을 받았다. 2005년 ‘무비스타 한재호씨의 메소드 연기’ 2006년 ‘해피엔드’, 2010년 ‘청춘그루브’가 그의 작품이다. 영화를 만드는 재능이 눈에 띄면서 자연스레 장편영화의 연출 제안을 받게 됐다. ‘나의 PS 파트너’를 기획하면서 200편 넘게 로맨틱 코미디를 섭렵했다. 영화 속 대사처럼 ‘뻔한 사랑 노래’처럼 ‘뻔한 멜로’를 어떻게 만들려고 했을까?

”남녀가 만나서 사랑하고 헤어지는 멜로의 흐름이 뻔한 거 같아요. 상업영화의 틀이라는 한계 때문이 아닐까요? 다만 뻔한 흐름, 이야기를 비틀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마지막 결혼식 장면을 소동극처럼 꾸민 것도 그 때문이죠.“

변성현 감독은 영화 연출을 예술을 넘어 직업으로 삼고 싶다고 표현했다. 앞으로 10여 년 동안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보는 게 작은 소망이다. 영화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그 이야기를 관객과 공유하고 싶다.

“한 10년을 해야 영화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감독의 마지막 작품은 스릴러가 됐으면 해요. 물론 지금 꿈이니, 또 바뀔 수도 있겠죠?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