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 12시간 광화문 촬영 미션 성공!(종합)

by김용운 기자
2009.11.29 21:12:24

▲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아이리스'의 광화문 시가전을 촬영한 이병헌(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세종문화회관 전광판 시계가 오후 7시21분을 가리켰을 때, 회관 앞 횡단보도 신호등에는 파란불이 켜졌다. 그때야 비로소 시민들은 12시간21분만에 광화문 광장을 건널 수 있었다.

한국 방송 역사상 최초로 서울 도심 한 복판을 통제하고 시도한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리스'(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의 ‘광화문 시가전’ 촬영이 29일 오후 7시20분께 무사히 마무리됐다.

'아이리스' 제작진은 29일 오전 7시부터 서울시청과 서울시경찰청(이하 서울시경)의 협조를 얻어 세종문화회관과 광화문 광장 사이의 6차선을 가로막고 '아이리스'의 광화문 시가전 촬영을 시작했다.

이날 촬영 내용은 광화문 광장에 북한 테러리스트들이 핵무기를 숨겨놓았다는 첩보를 입수한 김현준(이병헌 분)과 김선화(김소연 분) 및 최승희(김태희 분)가 핵무기 폭발을 저지하기 위해 광화문 일대에서 테러리스트들과 총격전을 펼치는 장면이었다.

제작사인 태원엔터테인먼트는 '아이리스'의 하이라이트가 광화문 시가전 장면이 될 것이라고 판단, 이를 염두에 놓고 촬영 몇개월 전부터 서울시를 설득해 서울시의 촬영허가와 서울시경의 협조를 구했다.

이에 서울시는 29일 오전7시부터 오후7시까지 12시간 동안 광화문 광장 일대의 '아이리스' 촬영을 허가했다. 한류 콘텐츠인 ‘아이리스’를 통해 서울의 상징인 광화문 광장을 널리 알리겠다는 목적에서다. 서울시경은 서울시청의 촬영허가가 떨어지자 29일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광화문 일대의 교통통제를 실시한다고 알렸다.

▲ 29일 '아이리스'의 광화문 시가전 촬영에 나선 이병헌과 김소연(사진=김정욱 기자)

이병헌과 김소연 등 주요 출연진이 광화문 광장에 모습을 나타내며 본격적인 촬영이 들어간 시간은 오전 10시께. 빗줄기가 굵어지는 상황에서 이병헌과 김소연은 액션 동선을 맞추며 북한테러리스트로 분한 장동직과 여호민의 추격을 뿌리치고 광화문 광장 한 가운데를 내달렸다.

오후 1시께부터는 탄피가 낙엽처럼 쏟아지는 총격전 장면이 촬영됐다. 이병헌과 김소연은 기관총과 권총을 난사하며 테러리스트와 맞서 싸웠고 엑스트라와 동원된 차량은 촬영팀의 지시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안전상의 문제로 촬영현장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이리스’의 광화문 촬영을 보기 위해 몰린 2000여명의 시민들과 일본 관광객들은 세종문화회관 로비나 맞은편 정보통신부 청사 로비에서 까치발을 하고 배우들의 얼굴을 보려 애썼다. 이 과정에서 ‘아이리스’ 제작진이 동원한 경호팀과 시민들 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경호원들이 촬영장 접근을 일체 불허했기 때문이다.

▲ 29일 '아이리스' 촬영으로 교통이 통제되었던 광화문 일대(사진=김정욱 기자)

점심시간 이후 NSS 요원 최승희 역을 맡은 김태희가 촬영에 합류했다. 김태희 또한 기관총을 난사하며 북한 테러리스트들의 핵무기 테러를 저지했다. 이어 해가 져 어둑해진 오후5시30분께 광화문 시가전 장면의 정점인 차량 폭파신이 촬영됐다. 세종문화회관 로비 횡단보도 위에서 두 대의 승용차가 부딪혀 폭발음을 내고 순식간에 시커멓게 불탔다.

오전 7시께부터 광화문 일대에서 돌아가던 ‘아이리스’의 촬영 카메라 7대는 오후 6시10분에 멈췄다. 현장에 있던 촬영 관계자는 “정준호를 제외하고 ‘아이리스’의 주요 출연진이 모두 시가전 촬영에 나왔다”며 “신속하고 정확한 촬영을 위해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리허설을 마치고 광화문 촬영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날 촬영에 동원된 차량은 130여대에 달했으며 엑스트라 200여명과 총 20정을 비롯해 총기와 폭파 전문가들이 대거 투입됐다.

촬영이 마무리 된 이후 ‘아이리스’ 스태프들은 광화문 일대를 돌아다니며 촬영 때 발생한 쓰레기들을 치웠다. 폭발장면까지 지켜보던 시민들도 대부분 자리를 떠났다. 오후 7시 ‘아이리스’의 광화문 시가전 촬영은 모두 종료됐다.

다만 그때까지 차량 폭파신으로 전소된 차량 두 대 치워지지 않아 교통통제가 해제되지 않았다. 다행히 21분 후 전소된 차량 두 대는 대형트럭에 실려 광화문 광장을 떠났다.

마침내 오후 7시22분. 12시간 21분간 지속된 광화문 일대의 교통통제는 끝이 났다. 그리고 대한민국 방송 사상 최초로 시도된 광화문 시가전 촬영은 오는 3일 방송되는 ‘아이리스’ 16회 마지막 부분과 9일 방송되는 17회에 걸쳐 총 20분 분량으로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병헌의 소속사인 BH엔터테인먼트의 손석우 이사는 “이병헌이 대한민국의 심장인 광화문 앞에서 촬영한 것 자체만으로도 감동했다” 며 “특히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촬영이 무사히 끝나 시민들에게 정말 고마워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광화문 시가전 촬영을 지켜본 서울시 매체협력팀 배공순 팀장은 “서울시를 비롯해 종로구청과 서울시경, 혜화, 은평, 서대문 경찰서 등 관계기관이 모두 적극적으로 ‘아이리스’의 광화문 시가전 촬영에 협조 했다”며 “무엇보다 불편을 참아준 시민들의 이해 없이는 이번 촬영이 불가능 했을 것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