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했던 V-리그 올스타, 웰뱅톱랭킹도 역시 올스타?

by이석무 기자
2023.02.02 17:18:31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도드람 2022~23 V-리그 올스타전이 지난 29일 오후 2시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만원관중이 함께 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이번 올스타전은 2023년 새해의 시작을 V-리그와 함께 하자는 의미로 ‘Happy New V’라는 슬로건을 정했다.

올해 올스타전은 독특하게 MZ세대 트렌드를 반영해 베테랑 대 신예의 구도로 경기가 열렸다. 여자부의 경우 1996년생을 기준으로 M-스타와 Z-스타로 팀을 나눴다. 노련미로 똘똘 뭉친 베테랑이 모인 M-스타와 젊은 패기의 영건들이 모인 Z-스타가 경기력으로 제대로 맞붙었다.

M-스타에 ‘배구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을 비롯해 김희진(IBK기업은행), 박정아(한국도로공사), 양효진(현대건설), 김수지(IBK기업은행), 이소영(KGC인삼공사) 등 지난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의 주역들이 다시 뭉쳤다. 반면 Z-스타는 세대교체된 대표팀을 이끄는 강소휘(GS칼텍스). 이다현(현대건설), 최정민(IBK기업은행), 이주아(흥국생명) 등 젊은 신예들이 언니들을 상대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은 프로 데뷔 18년 만에 처음으로 올스타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김연경은 2008~09시즌 이후 14년 만에 출전한 올스타전에서 기자단 투표 19표를 획득해 생애 첫 올스타 MVP를 품에 안았다. 데뷔 19년 차에 올스타전 MVP를 수상한 것에 대해 김연경은 오히려 살짝 쑥스러워하기도 했다.

올스타전 참가 선수는 온라인 팬 투표와 전문위원회 추천으로 결정됐다. 당연히 잘하는 선수가 인기도 많은 법. 하지만 올 시즌 활약상이 반드시 인기투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올 시즌 드러난 객관적인 지표로 올스타를 뽑는다면 과연 누가 코트에 설 수 있을까.

웰컴저축은행이 도입한 신개념 평가 시스템으로서 다양한 경기 지표를 활용해 선수 가치를 평가하는 랭킹 제도인 웰뱅톱랭킹 포인트를 통해 보다 여자배구의 V리그 전반기 M스타와 Z스타 올스타 베스트7을 가려본다. 웰뱅톱랭킹은 2017년부터 웰컴저축은행이 프로야구를 통해 선보인 선수 평가 시스템이다. 웰뱅톱랭킹 배구는 단순히 득점, 공격성공률 같은 단편적인 기록에서 한발 더 나아가 게임의 승패에 관여한 선수의 기여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참고로 실제 올스타전 구분 방식으로 1996년생 선수까지는 M스타, 1997년 이후 태어난 선수는 Z스타로 편성했다. 또한 현재 외국인선수가 팀 당 1명씩 뛸 수 있는 점을 감안해 베스트7 안에 외국인선수는 1명씩만 포함시켰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30대 중반의 나이임에도 여전히 강력하다. 팔팔한 외국인 에이스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국내 선수 가운데 단연 1위고 외국인선수를 모두 포함해도 4위에 자리해 있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김연경의 존재감은 빛난다. 시즌 중 감독 해임이라는 뜻하지 않은 변수에도 흥국생명이 꿋꿋하게 버틸 수 있는 것은 김연경이라는 기둥이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한국 배구는 김연경의 시대다.

지난 시즌 웰뱅톱랭킹 6위로 국내 선수 1위였던 이소영. 이번 시즌은 순위를 더 끌어올렸다. 김연경이 V리그로 돌아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더 높이 도약했다는 의미다. 이소영은 외국인공격수만큼 만은 득점을 책임지지는 않는다. 그의 매력은 수비다. 웰뱅톱랭킹 20위 안에 디그 성공은 1위(433개), 리시브 정확개수는 1위(315개)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팀 공헌도가 절대적이다.

시즌 베스트7에 뽑힐 정도로 지난 시즌 모마의 활약은 뜨거웠다. GS칼텍스는 고민없이 재계약을 결정했다. 선택은 역시 탁월했다. 모마는 이번 시즌 팀 공격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국내 선수들의 부진이 맞물리면서 그 정도가 더 커졌다. 4라운드까지 득점 2위(614점), 공격 시도 3위(1296회)에 올라있다. 탄탄한 피지컬과 압도적인 파워를 앞세워 V리그 코트를 지배하고 있다.

양효진도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기량은 여전히 식을 줄 모른다. 이번 시즌도 양효진은 뜨겁다. 오픈 공격 1위(성공률(46.98%), 속공 1위(56.16%), 시간차 2위(58.82%), 블로킹 5위(세트당 0.74) 등 각 부문에서 높은 순위를 지키고 있다. 현대건설이 외국인선수 부상 변수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고교시절부터 ‘배구 천재’로 불렸던 배유나는 이번 시즌 기량이 완전히 만개했다 지난 시즌 25위였던 톱랭킹포인트 순위도 이번 시즌은 19위로 올랐다. 배유나는 이번 시즌 304득점을 기록 중이다. 이미 지난 시즌 기록(256득점)을 넘어섰다. 지금 페이스라면 한 시즌 개인 최다 득점인 2016~17시즌 371점도 넘어설 전망이다. 이번 시즌이 배유나의 커리어 하이 시즌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

염혜선은 강행군이다.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 이후에도 계속 대표팀에 남아 이번 시즌 발리볼네이션스리그와 세계선수권을 소화했다. 팀에 돌아온 뒤에도 쉴틈없이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도 “한 시즌 치르고 또 한 시즌 치르는 느낌”이리고 할 정도다. 그럼에도 흔들림없는 활약이 빛난다. 최근에는 미들블로커 정호영을 활용한 속공 토스가 절정에 오른 모습이다.

리베로는 웰뱅톱랭킹 순위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포인트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공격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베로의 팀 기여도는 절대적이다. 특히 임명옥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임명옥은 이번 시즌 리시브 부문에서 절대적인 1위(66.31%)다. 유일한 60%대 리시브 효율을 자랑한다. 수비도 세트당 8.82개로 역시 1위다. 디그는 세트당 5.35개로 전체 3위다. 현재 V리그 최고의 리베로로 손색없다.



강소휘에게 2022~23시즌은 쉽지 않은 시간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수술대에 올랐고 2라운드 후반에는 어깨 부상도 당했다. 그가 빠지면서 소속팀 성적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하지만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본래 모습이 나오고 있다. 특히 4라운드에선 득점 부문에서 국내선수 1위(전체 6위)를 차지했다. 공격 성공률은 42.67%로 김연경(42.58%) 보다도 높았다. 웰뱅톱랭킹도 4라운드 전체 3위, 포지션 1위였다.

‘믿쓰유(믿고 쓰는 유서연)’이라는 별명답게 유서연은 이번 시즌 GS칼텍스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잠시 슬럼프에 빠지면서 주전에서 밀리기도 했지만 4라운드 들어 다시 살아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시브, 디그 등 수비에서 기여도가 높고 날카로운 목적타 서브도 팀에 큰 도움을 준다. 살짝 기복이 있는 점만 극복한다면 5라운드 이후 가장 주목할 선수로 손색이 없다.

이번 시즌 V리그 최고의 공격수다. 공격 횟수(631회), 득점(708점) 모두 압도적 1위다. 그 많은 공격을 하면서 공격성공률도 42.58%(4위)에 이른다. KGC인삼공사가 봄배구 진출 경쟁을 펼치는데 엘리자벳의 존재가 절대적이다. 다른 동료들의 지원이 부족해 부담감이 크지만 그래도 묵묵히 에이스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시즌 후반 체력적인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숙제지만 지금까진 엘리자벳의 독무대임에 틀림없다.

미들블로커는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쉽지 않다. 경험과 노련미가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2000년생인 이주아의 분전은 주목할 만 하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기량이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이동공격 부문 1위(50.00%)일 정도로 주특기인 이동공격이 물오른 모습이다. 미들블로커임에도 수비에서 기여도도 높다. 김연경-옐레나와 함께 흥국생명 ‘빅3’로 손색없는 모습이다.

정호영은 지난 시즌까지 큰 신장을 제외하면 장점을 찾기 어려웠다. 미들블로커로 포지션을 바꾼지 얼마 안돼 기술적인 부분이 떨어졌다. 스피드나 점프력도 정상급 선수들에 부족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달라졌다. 무섭게 성장했다. 세터 염혜선과 함께 만드는 속공은 상대 수비가 알고도 당한다. 이번 시즌 속공 부문에서 52.40%로 양효진에 이어 2위다. 그의 날카로운 속공은 승부처에서 분위기를 바꾸는 필살기가 됐다.

한국 여자배구 최고의 세터로 자리매김했다. 나이는 어리지만 현대건설이라는 거함을 이끄는 야전사령관으로 손색없다. 이번 시즌 세트 1위(세트당 11.29개)다. 세터 관련 모든 기록에서 우월한 수치를 뽐내고 있다. 지난 시즌 베스트7에 선정된 것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고교 2학년 늦게 세터를 시작한 탓에 빛을 늦게 봤고 지명 순위도 낮았지만 대기만성이 뭔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리베로는 미들블로커와 마찬가지로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쉽지 않다. 경험과 관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고민지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주전 리베로 노란의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 공백을 꿋꿋히 메우고 있다. 아직 기량 면에서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젊은 리베로로서 귀중한 경험을 쌓고 있는 중이다.

웰뱅톱랭킹은 배구(V리그)를 비롯해 프로야구(KBO리그)와 프로당구(PBA)에서 종목별 공식기록을 바탕으로 선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신개념 선수 평가 시스템이다. 포지션 부문 랭킹 차트와 함께 선수 개개인 점수 현황까지 웰뱅톱랭킹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V리그를 중계하고 있는 방송사(KBS N스포츠, SBS스포츠)에서도 웰뱅톱랭킹을 함께 제공하고 있어 배구 팬 뿐 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선호하는 해설진과 함께 더 재미있게 경기를 즐길 수 있다.

V리그의 경우에는 여자부에서만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웰뱅톱랭킹이 이제는 배구팬들로부터도 대표적인 기록과 선수 평가지표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배구연맹(KOVO)와 함께 선수 개인 항목인 공격, 서브, 블로킹, 세트, 리시브, 디그 등을 포함하고 경기 중 발생하는 모든 플레이를 점수화해 선수 능력을 평가한다는 점이 배구팬들로부터 흥미를 이끌어내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남자부의 경우 10월, 11월 평균시청률이 KBS N스포츠 0.44%, SBS 스포츠 0.37%인 반면 여자부는 KBS N스포츠0.78%, SBS 스포츠 0.90%으로 두배를 웃돌고 있다. 웰뱅톱랭킹이 여자배구의 인기와 흥행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