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사이다' 해킹 사건 대처 눈길…해커 대화록 공개 [종합]

by김보영 기자
2020.04.20 14:32:49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하정우와 그에게 금전을 요구하며 휴대전화를 해킹했던 해커와의 대화록이 공개됐다.

[이데일리 스타in 노진환 기자] 배우 하저우가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클로젯’ 오픈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하정우와 해커의 대화록은 20일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해당 매체는 하정우가 해커와 처음 연락을 나눈 지난해 12월 2일부터 보름 넘게 주고 받은 대화록을 공개했다.

해커에게 연락을 받았던 첫날 읽고 답을 하지 않았던 하정우는 하루 뒤 연락에 실제 상황임을 알게 됐다. 이후 하정우는 해커와 차분히 대화를 시도했다.

대화록에 따르면 해커는 하정우 휴대전화의 사진과 금융 기록, 신분증 사본, 문자 유출 등을 빌미로 15억원의 금액을 줄 것을 요구했다. 하정우는 그 해 12월 5일 경찰에 해당 사건을 신고했고 해커와 꾸준히 모바일 메신저로 연락을 취하며 경찰이 그를 추적할 수 있게 도왔다.



해커가 금액을 낮추며 재촉할 땐 최대한 시간을 끌기 위해 “천천히 좀 얘기하자. 13억이 무슨 개 이름도 아니고. 나 그럼 배밭이고 무밭이고 다 팔아야 해. 아니면 내가 너한테 배밭을 줄 테니까 팔아보든가” 등의 말을 하며 협상을 이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식사를 잘 챙기라”라는 해커의 말에는 “오돌오돌 떨면서 오돌뼈처럼 살고 있다”는 농담으로 응수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하정우는 해커가 삼성 클라우드로 해킹했다는 것을 알아냈고, 여러 단서와 함께 이메일함에서 삼성 클라우드 로그인 기록을 확인해 경찰에 제출했다. 이에 경찰은 결정적 IP를 확보해 일행의 추적 및 검거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 해킹 사건은 하정우에 앞서 배우 주진모의 대화 내용이 온라인에 유포되면서 세상에 알려졌고 하정우도 주진모에 이어 협박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하정우는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백두산’(이해준·김병서 감독) 홍보 기간을 기점으로 해커에게 협박을 당해왔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변필건)는 지난 7일 박모씨(40)와 김모씨(31) 등 2명을 공갈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주진모와 하정우 등 연예인 8명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얻어낸 개인정보를 유출하겠다며 협박해 5명으로부터 6억1000만원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중국에 있는 주범이자 총괄책을 맡고 있는 국내 등록 외국인 A씨는 검거되지 않았다. 경찰은 국제 공조를 통해 A씨를 검거하기 위해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