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유학·개그..달라진 강유미의 진심(인터뷰)

by양승준 기자
2012.01.09 09:09:41

▲ 개그우먼 강유미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카프그라증후근(Capgras syndrome)`. 가까웠던 사람에게 친밀감을 느끼지 못하는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개그우먼 강유미(28)가 어느 순간 낯설어졌다. 갑작스러운 성형과 미국 유학 소식. 특히 그녀의 몰라보게 달라진 외모에 사람들은 놀랐다. "독창적으로 살아, 이 자식아 팍!" 강유미가 그간 우악스러운 개그로 웃음을 샀던 터라 놀라움은 더했다. 이슈도 강유미의 예뻐진 외모에 집중됐다. "생각한 이상으로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면서도 부담스럽다." 강유미는 외모 얘기를 꺼낼 때면 신중해졌다. 그렇다고 피하진 않았다. "외모로 상처도 받았고 자학도 했다." 두 번의 `인생 변성기`를 치르며 새로운 출발선에 선 강유미. 그녀를 만나 얼굴에 가려진 유학 그리고 개그에 대한 본심도 엿봤다.

김석현 감독(전 KBS `개그콘서트` PD)님 제안으로 출연하게 됐다. 미국에서 공부하다 방학이라 잠시 한국에 들어왔는데 새 시즌 시작할 때 잠깐 하고 가라고 하시더라. 학교 측에 물어봤더니 한 학기 등록 연기가 가능하다고 하고. 물론 나도 흥미가 있었다. `개그콘서트`의 `분장실의 강선생님` 후 2년 3개월여 만의 개그무대 복귀라 걱정은 많이 했다. 일단 내 모습도 많이 달라졌고 시청자분들이 나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했다. 그런데 첫 무대에 섰을 때 생각보다 많은 분이 환호성을 질러줘 마음이 어느 정도 놓였다. 무엇보다 타 방송사 개그맨들과 함께 무대를 할 수 있어 재밌다. 각 방송사 출신마다 개그감이 다른데 이를 지켜보는 게 흥미롭다. 난 `개통령`이란 팀에서 SBS 출신 김재우 씨와 같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무명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오빤데 지금은 전적으로 오빠 감을 믿고 따라가고 있다.

=지난해 초 미국으로 건너가 7개월간 어학연수를 했다. 맨해튼에서 룸메이트 한 명과 같이 지냈다. 뉴욕 필름아카데미에 1년 코스로 등록했고. 어떤 사람들은 내가 개그를 그만두고 배우로 전업하기 위해 유학간 게 아니냐고 하던데 그건 아니다. 주목적은 희극 연기를 배우고 싶어서였다. 코미디를 깊이 있게 배우고 싶었다. 뉴욕 필름아카데미에는 즉흥극·코미디라이팅 등의 과정도 두 달 코스로 운영된다. 극장에서 트레이닝도 받을 수 있다. 뉴욕 필름아카데미 홍보담당자를 알게 돼 한국에서의 개그 활동을 인정받아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다. 오는 3월부터 개강이다. 장차 코미디영화를 만드는 게 꿈이다.
▲ 강유미
=예뻐지고 싶었다. 여자로서의 욕심이었다. 콤플렉스도 있었고. 방송하면서도 여자로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 외모를 비하하는 소리도 들어 상처도 많이 받았다. 자학도 했다. 여자로서 방송 활동하며 상처받은 경험이 많았다. 연기하더라도 외모 때문에 특정 캐릭터만 들어오더라. 한계를 느꼈다. 개그우먼이 예뻐지면 웃음을 잃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도 안다. 하지만, 이제 외모로만 웃길 수 있는 시대는 아니라고 본다. 예쁘다고 못 웃기고 못 생겼다고 잘 웃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외모보다는 콘텐츠로 인정받고 싶다. 빨리 개그로 승부를 봐야지 싶다. 그게 내 지금 숙제다.

=미국 유학 생활로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유럽 친구들은 `넌 정말 아웃고잉(Outgoing, 외향적인)해`라고 할 정도다. 파티도 주관했을 정도니까. 타향살이에 대한 외로움도 크게 느끼지 못했다.



=미국에서도 강용석 의원의 고소 소식이 화제였다. 이런 사건이 일어났다는 자체가 개그우먼으로서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최효종을 응원했고 예전과 달리 코미디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좋아졌다고 후배들이 그러더라. `개그콘서트`는 꾸준히 본다. 눈에 띄는 후배는 신보라다. 내가 `개그콘서트`에서 활동할 때 막 신입으로 들어와 명찰 달고 다닐 때 봤던 친구였는데. 방송 보니 정말 연기 잘하더라.

▲ 강유미와 안영미
=미국에서 `코미디 빅리그` 시즌1을 봤는데 정말 잘하더라. 폭주족 캐릭터가 확실히 자리 잡았다. 시즌2 첫 녹화에서 안영미가 속한 `아메리카노` 뒤에 무대에 올랐는데 안영미를 반기는 객석의 함성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래서 안영미에게 `네가 대세다`고 했다. 아무래도 같은 무대에서 순위를 두고 경쟁을 하다 보니 승리욕도 생긴다. 아니 우린 대놓고 경쟁한다. 자극이 많이 된다.

=미국 유학 시 몇몇 친구들이 호감을 보이긴 했다. 성격도 활발하고 하니 편했던 것 같다. 그런데 진지하게 교제를 해 본 적은 없다.

=한국 나이로 올해 서른이다. 그래서인지 부모님이 가끔 손자 보고 싶다는 뉘앙스로 말씀은 하신다. 그런데 아직은 때가 아니다. 결혼한 친구들 힘들어하는 것 보면 아직은 놀아야겠다 싶다.(웃음) 결혼은 서른다섯쯤 했으면 좋겠다. 이상형은 자기 일에 열정이 있는 남자면 된다. 뻔한 얘기지만 중요하다. 그리고 피부 좋은 남자가 좋다.
 
=다르다. 특히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 팬이라 미국에서 많이 챙겨봤다. 미국 코미디는 독특한 발상이 미덕이라면 우리나라는 공감대가 중요한 것 같다. 이런 차이를 이용해 양국의 코미디 코드를 접목해보고 싶다. 미국에서 한국식 코미디를 했는데 반응이 뜻밖에 좋더라.

=내가 다녔던 곳은 영어 수준을 총 9레벨로 나눈다. 나는 8레벨이고 그중 제일 못하는 수준이 아닐까 싶다. 일상적인 대화는 가능하다. 시트콤 `프렌즈`를 볼 때 70~80% 정도는 들린다. 그래도 아직 부족하다. 9레벨과 영어 실력 간극이 너무 크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영어는 좋아했고 영미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언어 습득에 그리 고생하진 않았다. 토익·토플 등은 아직 본 적이 없다.
▲ tvN `코미디 빅리그2`에 출연중인 강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