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집중 '슈퍼스타K2'가 남긴 4가지 논란

by양승준 기자
2010.10.22 13:10:19

22일 결승 끝으로 '슈퍼스타K2' 8개월 대장정 막 내려

▲ '슈퍼스타K2'

[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뜨겁고 치열했다. 지난 세 달은 '슈퍼스타K2' 세상이었다. 7월23일 첫 방송된 '슈퍼스타K2' 속 지원자들의 노래 실력에 세상이 취했다. 엽기적인(?)혹은 사연 많은 지원자들의 인생 스토리에 시청자는 웃고 울었다. 톱 11 등 프로그램 속 화제의 지원자는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며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화제였던 만큼 구설도 많았다. 지난 3월 오디션 접수를 시작으로 22일 결승 무대로 막을 내릴 '슈퍼스타K2'의 뜨거웠던 쟁점 네 가지를 짚어봤다.

'존박 1위 내정설'은 '슈퍼스타K2'의 '뜨거운 감자'였다. 세간에는 제작진이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존박을 출연시키기 위해 '슈퍼스타K2' 1위를 사전에 약속하고 섭외했다는 소문까지 퍼졌다.

'슈퍼스타K2' 본선에서 시청자 투표 결과가 공개되지 않은 점은 '존박 1위 내정설'에 기름을 부었다. '슈퍼스타K2' 본선은 온라인 투표 10%, 심사위원 점수 30%, 시청자 투표 60%로 다음 라운드 진출자를 가린다. 당락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시청자 투표 점수가 생방송에 공개되지 않자 일각에서는 제작진의 조작 가능성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슈퍼스타K2' 관계자는 '존박 1위 내정설' 및 '조작 가능성'에 "말도 안된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엠넷은 방송이 끝나면 문자투표 수치 같은 자료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조작은 불가능하다는 게 '슈퍼스타K2' 관계자의 설명이다.

생방송 중 점수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원자들 때문"이라며 "지원자들이 자신의 낮은 점수를 보면 생방송 무대 및 다음 무대에서 흔들릴 수 밖에 없어 부득이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 '슈퍼스타K2'


'시청자 손길'로 당락이 좌우되는 심사방식에 대한 네티즌 갑론을박도 치열했다.

시청자 투표 반영 비율이 지나치다는 네티즌은 심사의 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외모로 호감을 얻은 지원자를 위한 '인기투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노래 실력과 음악성을 인정 받은 김지수가 시청자 문자 투표에서 강승윤에 뒤져 탈락하자 시청자 투표 반영 비율에 대한 비판은 거세졌다.

더 나아가 노래 실력보다는 비주얼이 좋은 지원자가 오디션에서 살아남는 것은 '아이돌 그룹 등 비주얼 위주 가수가 지배하는 가요계의 답습'이라는 회의론까지 불거졌다.

하지만 시청자 투표의 높은 비율에 대한 옹호의 시선도 만만치 않았다. '슈퍼스타K'는 제목 그대로 미래의 '슈퍼스타'를 뽑는 자리다. '슈퍼스타'에게 대중의 인기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그만큼 시청자의 손으로 우승자를 뽑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는게 옹호론자들의 주장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슈퍼스타K2'의 시청자 투표가 10대~20대에 한정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그게 바로 가요계 현실"이라며 "현재 음악을 소비하는 주 세대가 10~20대인만큼 이들의 선택을 받느냐 못받느냐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다. 또 지원자들이 가수로 데뷔해서 겪어야 하는 실질적인 문제"라고 동조했다.

또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은 시청자 투표 100%로 합격자를 가린다는 것도 '슈퍼스타K2'의 현 선정 방식의 합리성에 힘을 실었다.
▲ '슈퍼스타K2'와 미국 '아메리칸 아이돌'

'슈퍼스타K2'의 선정성 논란은 방송 내내 네티즌 도마 위에 올랐다. 장재인의 학창 시절 '왕따' 사연과 김지수, 김보경의 아픈 개인사 등이 방송에서 부각되자 일부 시청자는 눈살을 찌푸렸다. '지원자의 사생활을 팔아 재미 혹은 감동을 사려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아메리칸 아이돌'의 경우 지원자의 이력보다는 무대 위 모습이 주로 포커싱됐다. 하지만 '슈퍼스타K2'의 경우 지원자의 인간 스토리가 부각되자 '오디션을 위한 예능'이라기 보다는 '예능을 위한 오디션'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슈퍼스타K2'의 휴먼 스토리 접목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새 장을 열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많았다.

'슈퍼스타K2'의 새로운 시도는 시청자가 먼저 알아봤다. '슈퍼스타K2'는 케이블 사상 최초로 16%(TNmS)가 넘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치열함에 '인간극장'식의 다큐를 접목한 것이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슈퍼스타K2'의 성공 요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메리칸 아이돌'의 아류라는 '2류' 꼬리표는 '슈퍼스타K'의 아킬레스건이었다. 하지만 '슈퍼스타K2'는 '아메리칸 아이돌'에는 없는 다큐식 스토리텔링을 접목, 한국형 오디션 프로그램의 새 장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슈퍼스타K2'의 톱 11이 실력에 비해 '과대포장 됐다'는 지적도 있다. 존박·허각·강승윤·앤드류 넬슨 등이 가요계 데뷔를 앞둔 연예 기획사 연습생과 비교해 더 뛰어난 노래 실력과 음악성을 갖고 있느냐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네티즌도 상당수다.

실제로 지난해 '슈퍼스타K'가 발굴한 서인국·길학미·박태환 등은 가요계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가수 데뷔 당시에는 '슈퍼스타K' 출신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그들만의 차별화된 음악 및 개성이 아직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에 '슈퍼스타K'에 정작 '슈퍼스타'는 없다'는 가시돋힌 비판도 제기됐다.

하지만 '슈퍼스타K2'가 아이돌 일변도의 가요계에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가요 관계자도 있었다.

김형석 작곡가는 장재인·김지수 등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한 '슈퍼스타K2'를 가요계 새로운 등용문으로 봤다. 그리고 순기능을 높이 샀다. 실제로 '슈퍼스타K2' 본선 진출자 중에는 비주얼 중심의 댄스 가수보다는 보컬 지향의 가수와 싱어송라이터 지망 지원자가 훨씬 많았다. 김지수·장재인 등 자신만의 음악적인 색을 갖고 있는 지원자도 있었다.

'여우야' 등 히트곡을 남긴 클래식 멤버 김광진은 "가수의 한사람으로서 '슈퍼스타K2'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모와 군무가 아닌 그냥 노래만으로 감동을 받을수 있는거 아닐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고 했다. 또 "지난 10년간은 포기했지만 장재인이나 허각같은 음악 지망생이 이 정도의 관심을 받은것만으로도 나는 '슈퍼스타K2' 가 참 고맙다"고 의미를 뒀다.

윤종신도 장재인 등의 등장에 "통기타로 곡도 쓰고 자기 사는 이야기도 그 음에 옮기고 그런 친구들이 늘어나는데 (장)재인이가 한 몫했다고 생각한다"며 '슈퍼스타K2'가 가요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지원자를 발굴하고 있다는 데 동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