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희라 "40년 연기 인생, 배우로서 놓칠 수 없는 연극 만나"

by장병호 기자
2022.09.22 16:17:59

연극 '러브레터'로 14년 만에 무대 복귀
정반대 성격 캐릭터에 매료돼 출연 결심
남편 최수종도 적극 응원 "같이 연극 하고파"
배우 임호, 상대역으로 호흡…23일 개막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40년 연기를 하면서 이런 캐릭터는 처음이었고, 앞으로도 못 만날 것 같습니다.”

배우 하희라(53)가 14년 만에 무대에 다시 오른다. 2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JTN 아트홀 1관에서 개막하는 연극 ‘러브레터’의 멜리사 역으로 관객과 만난다. 무대 복귀는 2008년 뮤지컬 ‘굿바이걸’ 이후 처음. 연극 출연은 2004년 ‘우리가 애인을 꿈꾸는 이유’ 이후 18년 만이다.

연극 ‘러브레터’에서 멜리사 역을 맡은 배우 하희라가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JTN 아트홀 1관에서 열린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수 컴퍼니)
개막 하루 전인 22일 JTN 아트홀 1관에서 열린 ‘러브레터’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하희라는 “독특한 낭독극 형식, 그리고 여덟 살부터 50대까지의 모습을 한 작품 안에서 모두 보여준다는 점에 매료됐다”며 “무엇보다 나와 전혀 다른 감정적이고 쾌활한 성격의 멜리사 역에 끌려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러브레터’는 1988년 퓰리처상 후보에 올랐던 미국 극작가 A. R. 거니의 대표작이다. 8세 때부터 50여년 간 사랑과 우정을 쌓은 두 남녀 앤디와 멜리사의 이야기를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로 풀어낸 작품이다. 공연제작사 수 컴퍼니의 작품으로 연출가 위성신이 연출을 맡았다. 낭독 중심의 원작을 보다 연극적으로 각색 무대에 올린다. 하희라는 배우 임호와 페어를 이뤄 이번 작품에 출연한다.

남편인 최수종의 조언도 14년 만의 무대 복귀에 큰 힘이 됐다. 하희라는 “남편이 위성신 연출의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무조건 하라고 했다”며 “작품을 정할 때 남편과 많이 의논하는데, 이번 ‘러브레터’는 90% 정도는 내가 출연을 결심하고 나머지는 남편의 응원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하희라는 주인공 멜리사가 8세 때부터 50대까지 세월의 흐름대로 변화하는 모습을 무대 위에서 보여준다. 하희라는 “어렸을 때 영상이 많이 남아 있어서 참고해서 연습했다”며 “멜리사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좋은 친구이자, 앞으로 다시는 못 만날 기억 속 영원한 친구로 남을 것 같다”고 작품과 역할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연극 ‘러브레터’ 멜리사 역의 배우 하희라(왼쪽)와 앤디 역의 배우 임호가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JTN 아트홀 1관에서 열린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수 컴퍼니)
하희라가 연극의 매력을 느낀 것은 대학교 1학년이던 1988년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 출연하면서였다. 방송 연기자로 활동을 하면서도 2년 주기로 무대를 꾸준히 찾았다. 결혼과 육아로 무대와 조금씩 멀어졌지만, 연극에 대한 꿈은 늘 가슴에 품고 있었다. 그는 “드라마는 벼락치기로 시험 보는 느낌이라면 연극은 연습실에서 동료들과 함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과정이라 좋았다”며 “이제는 연극을 하기 위해선 체력도 신경 써야 하고 가족의 도움도 받아야 하지만, 앞으로도 좋은 작품이 있고 기회가 된다면 계속 연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 다른 페어로 캐스팅 된 배우 부부 유성재, 조선명을 보며 남편 최수종과 함께 연극을 하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다. 하희라는 “드라마에서는 어렵겠지만 연극에서는 남편과 같이 작품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남편과는 연극은 아니고 방송을 통해 같이 준비하는 것이 있는데 조만간 결정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임호는 2014년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이후 8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임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일상에서 당연하게 느낀 관계 속에 소중함이 있다는 것을 관객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엔 하희라-임호, 조선명-유성재 페어 외에도 배우 신의정-이승헌 페어가 각각 멜리사와 앤디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다음 달 23일까지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