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썬 "힙합을 고집한 아재의 삶..결국 영화로" (인터뷰)
by정준화 기자
2019.07.04 17:44:39
 | 래퍼 원썬(사진=정준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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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정준화 기자] “1일1원썬? 1일10원썬도 들어봤어요.”
대한민국 1세대 래퍼 원썬. 그는 Mnet ‘쇼미더머니5’에 출연, 강력한 중독성을 자랑하는 ‘짤’을 생성해냈다. 팬들은 해당 영상을 매일 돌려보며 ‘1일1원썬’이라는 표현까지 만들었다.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렛미두잇어게인’ 등의 유행어도 여전히 사랑 받는다.
조롱으로 시작됐지만, 점차 인물에 대한 애착과 호감이 형성되면서 팬 유입까지 이어지는 일종의 인터넷 문화 현상. 원썬은 그 대표적인 주인공이다. 그는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며 웃었다.
“기분 나쁠 것은 없죠.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콘텐츠를 만들어서 오픈하는 사람들은 겪어야할 일인 거 같아요. 우리가 만드는 것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이잖아요. 누군가에게는 꽃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똥이 될 수 있죠.”
그렇게 시작된 관심은 스크린까지 번졌다. 1세대 래퍼에서 영화제 무대 인사까지 서는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영화 제목도 ‘원썬’이다. 마흔이 넘는 나이에도 힙합을 고집하는 ‘아재’의 삶이 담겼다.
“이슈가 되고 하면서 제 다큐를 찍고 싶다는 분이 찾아오셨어요. 낮에는 배달하고, 밤에는 바에서 일을 하고 그랬던 때인데, 한 달 동안 저를 찍고 가셨어요. 그러더니 격양된 목소리로 전화가 왔어요. ‘제천음악영화제’에서 본선에 올랐다고. ‘내가 영화 배우가 됐어?’신기했죠.”
영화는 좋은 평을 받았고, 후속작도 만들어졌다. 제목은 ‘샤이닝 그라운드’. 원썬의 또 다른 일상을 담은 영화로 올해도 ‘제천음악영화제’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제가 시공과 인테리어 일도 하거든요.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열심히 벌어서 음악을 하고 있어요. 뮤지션 친구들과 함께 ‘샤이닝 그라운드’라는 이름으로 뭉쳐 공연을 하는데 어떨 때는 함께 알바를 하고 저녁에 공연을 할 때도 있죠. 그런 모습들이 영화에 담겼을 거예요.”
본격적인 배우로 나서는 걸까. 그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연기라는 고유의 영역이 있는데, 제가 감히 넘볼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거 같아요. 하지만 연기가 아닌 원썬 그 자체가 필요하다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이번 영화처럼요.”